- 스노클링
오키나와에서 셋째 날이 밝았다. 그날은 하루 온종일 하는 액티비티가 예정되었다. 케라마 제도에 가서 스노클링을 한단다. 아메리칸 빌리지는 엄마를 위한 코스였고, 츄라유 온천은 아빠를 위한 것이었다면, 스노클링은 딸내미 자신 취향 저격인가 보다.
지난해, 푸꾸옥으로 가족 여행을 갔을 때, 난생처음으로 스노클링을 해봤다. 그 얘기는, 곰살가운 사위와 함께 호핑투어했어요 에 담겨있다.
그때 아쿠아 신발, 수영복, 방수 휴대폰 케이스 등을 구해놨기에 이번에는 별도로 다시 더 구입할 스노클링 장비는 없었다. 그래도 딸내미가 트리플 앱에 준비물을 꼼꼼하게 기록해 두었다. 그걸 보며 체크했다.
준비물: 수영복, 아쿠아슈즈, 선크림, 멀미약, 간식, 수영 가방, 돈(4000 + 700*3 + 3000*3 = 15,100엔), 갈아입을 속옷, 탈의실이 좁아서 갈 때부터 수영복 안에 입고 가는 게 좋을 듯,
예상 지출금액: 현금: 15,100엔 / 카드: 16,500 (오마카세)
미리 예약해 둔 업체에서 숙소로 우리를 픽업하러 온단다. 그 어느 때보다 챙겨나갈 게 많았다.
크고 작은 여러 섬으로 이루어진 케라마 군도는 물이 맑고 투명해 스노클링을 비롯한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섬이 많으며 지역 축제와 투어 프로그램 등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란다.
오키나와에서 스노클링을 안 하면 바보라는 말도 있다. 그렇지만 남편도 썩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오키나와 바보'로 낙인 되지 않으려면 하긴 해야지. 지난해 사위에게 수영하는 법과 스노클링 기본 동작을 배웠으니 올해는 그냥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두려움은 덜 했다. 더 나이가 들면 하고 싶어도 못할 액티비티니 딸내미가 가자고 할 때 못 이기는 듯이 따라갔다. 딸내미는 벌써 거북이를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다.
세계 유명 관광지 화보를 보면, 오키나와는 거북이가 시그니처로 나와 있었다. 오키나와 하면 거북이다.
혹시 케라마 군도 앞바다는 물 반, 거북이 반이지 않을까? 망망대해 바다에서 거북이랑 놀면 세상 근심이 다 사라질까? 거북이는 사람을 해치진 않을까? 케라마 군도에 간다고 하니 평소답지 않게 거북이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픽업 차량을 타고 한참 달렸다. 관광지에서 하는 드라이빙은 비단 목적지가 아니어도 가는 과정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된다. 멋진 뷰가 눈길을 끈다. 유독 오키나와가 더 그랬다. 이윽고 예약한 사무실에 도착했다. 배에 탑승하기 전에, 스쿠버 다이빙은 나이 제한에 걸린다며 가이드가 우리 부부를 별도로 체크했다.
"우린, 스노클링만 합니다."
"아, 그러시구나. 그러면 괜찮습니다."
배는 푸른 물결을 하얀 포말로 바꾸며 더 넓은 바다로 향하여 갔다.
망망대해였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었다. 수평선과 하늘평선이 맞닿은 곳엔 무엇이 생략되었을까? 그 궁금증은 파도와 구름이 되어 쉼 없이 피어올랐다.
넓은 바다 위에, 다른 배 몇 척도 일렁이고 있었다. 그들도 우리처럼 부푼 가슴으로 거북이를 볼 생각을 하고 있으려나? 날씨는 더없이 맑고 청량했다. 가도 가도 바다였다. 이제나 저제나 하며 무인도에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웃통을 훌러덩 벗어젖힌 배불뚝이 가이드가 유창한 한국말로, 기상악화로 섬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엥? 하늘이 이리 맑은데? 섬에 가야 그 근처에서 거북이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거북이 보는 것은 글러먹은 일일까? 배를 탄 다른 사람들도 우리랑 같은 성향인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기상이 안 좋단 말이 무슨 말이에요? 이런 말을 해야하지 않나?
그냥 바다 한가운데서 3시간 정도 있을 거란다. 한두 번 해본 게 아닌 듯하다. 광고로는 케라마 군도에 간다고는 해놓고 늘 기상을 핑계로 관광객을 바다 한가운데서 놀게 하나 보다. 분명 관광객에게는 그 섬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포함하여 받았을 것 같은데...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런 의심이 들었다. 관광객들은 단 한번 겪는 일이라 아하, 그렇구나,라고 생각할 게 뻔했다. 뜨내기 관광객이니 말이다. 세상이 다 그런가?
무인도에 가지 못하는 대신에 서비스로 바나나 보트를 태워준단다. 그것도 다 계획된 일 같았다.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그 업체는 나쁘다. 국제적인 관광 사업을 하려면 최소한 양심을 지키며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업체를 잘못 예약한 것인지? 다른 업체들도 공공연히 그러고 있는지? 다른 배도 똑같은 레퍼토리로 바다 한가운데서 서너 시간 지내게 할 것 같았다.
지난해 푸꾸옥에서 했던 호핑 투어는 무인도에 도착하여 시간을 보냈는데... 뭔가 다르다.
한국말로 개그까지
유창하게 해 대는
일본인 가이드 아저씨가
웃겨도
웃어주기 싫었다.
아저씨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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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 ~ 5/22(3박 4일)에 다녀온 '오키나와' 가족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