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첫 도전은 어려운 법이다. 마라톤의 세계에는 “생애 첫 마라톤”이라는 그럴싸한 단어까지 있다.
“첫 마라톤”도 아니고,
“인생 첫 마라톤”도 아니고,
뭔가 한층 더 고뇌와 애수가 느껴지는 “생애” 첫 마라톤이다.
그만큼 특별하고, 또 어렵기 때문에 따로 부르는 말이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껏 많은 10k와 하프마라톤, 그리고 “생애” 첫 마라톤을 뛰고 두번째를 준비해본 경험상
처음보다 어려운게 있으니 바로
두번째가 아닐런지.
처음 뛰는 10k, 처음 뛰는 하프, 처음 뛰는 풀코스때는 정말 큰 도전을 앞두고 있다는 긴장감과 흥분이 늘 있었고
한번도 뛰어보지 못한 거리에 대한 두려움과, 그것을 뛰어넘는다는 기대감으로 훈련이 힘든줄도 몰랐다.
당연히 한번도 뛰어보지 못한 거리였기에
두려움을 이겨내는것은 훈련뿐이라는 구호 아래 빠짐없이 성실히 길고 긴 훈련기간의 메뉴도 소화해냈다.
그리고 처음으로 10k를, 하프를, 풀코스를 완주했다.
문제는 두번째다.
같은것을 다시한번 하려니 꾀가 나기 시작한다.
어느정도 뛰고나면 죽도록 힘들다는걸 이미 몸과 머리가 알고있기 때문에, 막연히 모르고 뛰는것과 다르게 더 겁이 난다.
게다가 한번 완주를 해봤기 때문에
훈련을 한두번 빼먹으면 완주도 못하고 코스에 나자빠지는줄 알았던 첫 도전때와 달리
‘어떻게든 가겠지’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생애 첫” 도전이라는 타이틀이 없어지고부터는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내 몸의 불편함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첫 마라톤 훈련때는 없었던 트러블이 자꾸만 생긴다.
감기가 자꾸 걸린다던가, 어디가 좀 아프다던가 하는 그런것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처음보다는 잘 뛰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더더욱 두번째 도전이 고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두번째 뉴욕마라톤까지 앞으로 10주.
고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