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담 Aug 20. 2024

“처음”보다 어려운 것

뭐든지 첫 도전은 어려운 법이다. 마라톤의 세계에는 “생애 첫 마라톤”이라는 그럴싸한 단어까지 있다.


“첫 마라톤”도 아니고,

“인생 첫 마라톤”도 아니고,

뭔가 한층 더 고뇌와 애수가 느껴지는 “생애” 첫 마라톤이다.

그만큼 특별하고, 또 어렵기 때문에 따로 부르는 말이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껏 많은 10k와 하프마라톤, 그리고 “생애” 첫 마라톤을 뛰고 두번째를 준비해본 경험상

처음보다 어려운게 있으니 바로

두번째가 아닐런지.




처음 뛰는 10k, 처음 뛰는 하프, 처음 뛰는 풀코스때는 정말 큰 도전을 앞두고 있다는 긴장감과 흥분이 늘 있었고

한번도 뛰어보지 못한 거리에 대한 두려움과, 그것을 뛰어넘는다는 기대감으로 훈련이 힘든줄도 몰랐다.



당연히 한번도 뛰어보지 못한 거리였기에

두려움을 이겨내는것은 훈련뿐이라는 구호 아래 빠짐없이 성실히 길고 긴 훈련기간의 메뉴도 소화해냈다.

그리고 처음으로 10k를, 하프를, 풀코스를 완주했다.




문제는 두번째다.




같은것을 다시한번 하려니 꾀가 나기 시작한다.

어느정도 뛰고나면 죽도록 힘들다는걸 이미 몸과 머리가 알고있기 때문에, 막연히 모르고 뛰는것과 다르게 더 겁이 난다.




게다가 한번 완주를 해봤기 때문에

훈련을 한두번 빼먹으면 완주도 못하고 코스에 나자빠지는줄 알았던 첫 도전때와 달리

‘어떻게든 가겠지’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생애 첫” 도전이라는 타이틀이 없어지고부터는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내 몸의 불편함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첫 마라톤 훈련때는 없었던 트러블이 자꾸만 생긴다.

감기가 자꾸 걸린다던가, 어디가 좀 아프다던가 하는 그런것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처음보다는 잘 뛰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더더욱 두번째 도전이 고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두번째 뉴욕마라톤까지 앞으로 10주.



고되도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의 새해는 내일 시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