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채식은 여러 가지 분류가 있습니다. 저 같은 플렉시테리언도 넓은 범위로 보면 채식의 범주에 들어가죠. 채식은 가장 낮은 단계인 닭고기까지 허용하는 폴로부터 시작하여 생선까지 허용하는 페스코 그리고 계란까지 허용하는 락토 오버 그리고 유제품까지만 허용하는 락토 그리고 완전한 채식인 비건까지 총 6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플렉시테리언을 제외시킨다면 5가지 종류로 봅니다.)
한국 채식 연합회에 따르면 2008년 국내 채식 인구는 15만 명 수준이던 것이 2018년에는 150만 명으로 약 10배 넘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200만 명을 넘어 2021년에는 250만 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급격한 성장세로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중 순수 채식인 비건 인구만 하더라도 50만 명은 된다고 하니 국내에서도 채식 인구가 꽤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대 채식을 하는 분 중 특히 비건인 분들은 영양소 섭취가 불균형되어 건강에 좋지 못하다는 주류 영양 학자들과 일반인들의 비판을 듣기 십상입니다.
특히 비건인들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비타민B12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비건인의 아킬레스건이라 부르는(제가 그렇게 부르죠^^) 비타민 B12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비타민 B12는 신경조직의 대사에 필수적인 성분입니다. 결핍이 발생하게 되면 처음에는 감각이상 증세가 발생하고 좀 더 심해지면 평형감각 장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심각한 결핍이 되면 환각이나 정신 이상도 발생할 수 있죠. 그래서 결핍이 되지 않게 평소에 음식으로 충분히 섭취를 해줘야 합니다.
비타민 B12 결핍이 심각한 것은 이렇게 한번 신경이 손상되면 비타민 B12를 보충해 주더라도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비타민C 결핍의 대표 증상인 괴혈병처럼 비타민C를 보충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죠.
실제 이런 상황이 벌어진 애석한 일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의학잡지인 NEJM의 2000년 3월 호에 20년간 엄격한 채식 식단을 실천하던 프랑스의 청년이 비타민B1과 비타민B12 결핍으로 시력을 상실했다는 기사가 실린 것이죠. 비건식을 하는 분들에게는 꽤나 충격을 줄만한 기사였습니다.
그러나 그 청년은 매우 극단적인 비건식을 한 사람으로 정상적인 식생활조차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도 극한의 비건식을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매우 희귀한 경우입니다. 보통 비타민 B12 결핍증의 대표적 소견은 거대적아구성 빈혈로 불리는 악성 빈혈 증상이 대표적입니다.몇명 저자들에 의하면 비건식을 했다는 이유로 거대적아구성 빈혈에 걸렸다는 사례는 아직 없다고 합니다.(있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ㅎ)
정상적인 건강한 채식 식단을 유지하면서도 만일 그런 일이 있다면 그것은 비타민B12를 섭취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비타민 B12를 소장에서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타민B12는 그냥 섭취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비타민 B12를 장에서 흡수하려면 위에서 생산하는 당단백질인 내인자가 필요한데 위점막이 손상된 경우 이 내인자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흡수가 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섭취의 문제가 아니라 흡수 기능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 비타민B12가 왜 채식인들의 아킬레스건이 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육류, 가금류, 해산물, 달걀, 우유 및 유제품 동물성 식품에 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달걀의 경우 한 개당 0.6μ g를 함유하여 흡수량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4개 정도면 권장량을 충족합니다. 조개는 가장 많은 함유량을 자랑하는데요. 85g 정도만 섭취해도 약 35일치 권장량인 84μ g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소고기는 같은 중량 기준으로 1.4μ g 참지는 2.5μ g 연어는 4.8μ g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주류 영양학계에서는 비타민 B12는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의사나 일반인들도 그렇게 말하고 있죠. 네이버 지식백과사전에서도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한다고 버젓이 적혀있기 때문에 이것이 진실인 것처럼 호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비타민 B12는 최근 연구에 의하면 통밀, 대두(된장, 청국장), 보리, 콩, 일부 버섯류(표고버섯, 노루 궁둥이, 느타리버섯 등) 시금치, 양배추, 셀러리, 케일, 브로콜리, 부추 뿌리, 기장, 무, 토마토, 올리브 열매, 미역, 김과 같은 채소와 해조류에도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물론 그 양은 동물성 식품에 비하면 적은 양이지만 없는 것은 아니죠.
그리고 비타민B12는 음식 이외에도 인체 내 세균에도 존재합니다, 주로 구강 내 치아와 잇몸 주위, 인후, 편도선과 편도 여포선 주의, 혀 밑부분의 주름, 상부 기관지 등에 서식하는 세균 등에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비타민 B12는 인체에 기본적으로 저장이 되어 있습니다.
비타민 B12는 필수 미네랄인 코발트를 함유하고 있어 코발라민(cobalamin)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상당량의 비타민 B12가 간, 심장, 콩팥, 췌장 등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필요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금세 소모되지도 않습니다.
필요량이 얼마나 적은지 그 중량을 마이크로그램(백만 분의 1)이나 나노그램(10억 분의 1)로 계산합니다. 보통 비타민 B12의 인체 함유량은 2-5mg입니다. 이것은 건강한 사람 기준으로는 약 5년 치가 저장되어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 2~3년 치는 충분히 저장되어 있는 양입니다.
결국 채식주의자들이 비타민B12 수치가 일반인에 비하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거대적아구성 악성빈혈과 같은 병에 걸릴 만큼 심각한 결핍이 되기는 드물다 할 수 있습니다. 채식을 하더라도 균형 잡힌 식사와 습관만 유지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기는 상황이 애매합니다. 기본 비축량이 있기 때문에 몇 년간은 결핍 현상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소실되는 양만큼 보충이 되지 못해 어느 순간 결핍 단계가 되면 그 여파가 세게 한 번에 크게 오니까요. 이것이 축적된 것을 야금야금 소진하기 때문에 큰 이상이 없는 것일 뿐 고갈 단계가 지속되면 큰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평소 비타민B12 함유 식품을 최대한 챙겨드셔야 합니다. 그럼 무엇을 먹어야 하는 것일까요? 채식을 하시는 분들 사이에는 베지닥터 측 주장에 의해 김을 유용한 B12 섭취원으로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실제 김과 파래에는 활성화된 비타민B12가 함유되어 있는 것은 밝혀진 사실입니다. 생김으로 하루 2-4g 정도 드시면 권장량을 충족할 수 있다고 하지요.
하지만 논란이 되는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식물성 식품을 통해서 과연 유효한 비타민B12를 얻을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비타민 B12 소실량은 하루 3-5μ g(마이크로그램)이고 국내 성인 하루 필요량이 평균 2.4μ g(마이크로그램) 정도입니다.
김의 경우 1g당 0.7~1.3μ 된다고 하니 생김만 하루 6g정도 꾸준히 섭취해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습니다. 우선 김이 유용한 섭취 원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가 않습니다. 사실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김의 b12가 유효하다고 해도 흡수율의 문제가 있습니다.모든 영양소는 통상적으로 섭취되는 100%가 흡수되지 않습니다. 김의 경우 10% 로 봅니다. 그러면 하루 적정량의 10배에 해당하는 양을 먹어야 합니다. 이렇게 많은 양을 김을 매일 먹는다면 요오드 성분을 과 복용하는 셈이 되어 또 다른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김 이외에도 언급한 콩류와 버섯 그리고 채소들에 권장량만큼의 활성화된 비타민B12가 존재하느냐의 여부부터 포유류가 활성화할 수 있는 비타민이 아니라는 점까지 다양한 의견과 반론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미국 영양 및 영양사회, 캐나다 영양사회, 영국 영양사회, 호주 보건 의료연구위원회, 어느 채식 의사의 고백의 저자인 존 맥두걸 박사, 무엇을 먹을 것인가의 공동저자인 콜린 켐벨 박사의 아들인 토마스 캠벨, 국내 베지닥터 이인철 박사 모두 비타민 B12 보충제의 섭취는 추천하거나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타민 B12 보충제에 대해선 어떨까요? 과연 필요한 것일까요? 이 부분에 대해선 조금씩 견해가 다르긴 하지만 복용을 권장하는 쪽이 좀 더 우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하비 다이아몬드 박사를 비롯한 순수 자연 식물식을 하시는 전문가들은 건강한 비건식을 유지하면서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보충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은 사실 극소수입니다.
상업적인 영양제 복용을 추천하지 않는 분들도 비타민B12에 대해선 만사 불여 튼튼이라는 개념으로 복용해두어도 나쁠 것 없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현실적인 추세입니다.
그만큼 비타민B12의 결핍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비건식을 한다면 보완책을 마련해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이죠.
제 개인적인 견해는 사실 올바른 채식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보충제는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전제조건인 올바른 채식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현대사회에선 유지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정말 그 전제조건을 유지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제외한 보통의 일반인들은 보충제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소수의 전문가들의 말을 믿고 비타민B12에 대해서 안일하게 생각하다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경우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타민 B12 보충제의 용량은 대체적으로 500~5,000μ g로 하루 필요량의 수백 배 수준입니다. 과도하게 높은 용량이죠. 다행인 건 권장 섭취량 이상을 먹더라도 큰 부작용은 없고 간이나 신장에 저장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당장 결핍 현상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예방 차원으로 먹는다면 적은 용량의 제품으로 1주일에 한 번 정도 드시면 될 거 같습니다.
만일 보충제를 구매할 생각이라면 보충제에도 종류가 무척 많습니다. 항상 보충제나 영양제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가 더 문제죠.
앞서 본문에서 B12는 미네랄인 코발트를 함유하고 있어 코발라민(cobalamin)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B12이 보충제는 메틸코발라민과 사이아노코발라민 두 종류가 있는데 가장 효능이 좋은 것은 메틸코발라민 제품입니다. 따라서 이 성분으로 된 제품을 구매하시면 됩니다. 국내 제품에는 이런 세세한 내용이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조사에 확인하시거나 해외 제품의 성분표를 확인하신 후 직구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잡식을 하시는 분들은 나는 육식을 하니 비타민B12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되겠네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꼭 그렇지 않습니다. 비타민B12 결핍은 말씀드린 대로 흡수가 더 중요합니다. 위에서 내인자가 생성되지 않으면 흡수가 안됩니다.
그런데 육식 및 다량의 가공식품 섭취는 위 기능을 떨어트리고 위에서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부패하면 오히려 내인자 생성을 방해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비타민B12를 동물성 식품으로 섭취했다고 해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결핍이 될 수 있는 것이죠.
고기를 드시더라고 조금만 전체 식사를 100으로 본다면 동물성 식품은 10% 정도 내외로만 드시기를 권해드리며 이만 마칩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더 좋은 내용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