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밀가루와 물로만 담백한 빵 굽는 빵집 '눈솔'

[인터뷰] 경북 김천 비건베이커리 '눈솔' 이학미, 김진휘 대표

by 문슬아

경북 김천에는 마카롱, 케익 등 화려함을 자랑하는 디저트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담백한 식사빵만을 취급하는 곳은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던 와중에 KTX 김천구미역 근처에 ‘눈솔’이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다.


밀가루와 물로 느리게 구운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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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솔은 설탕, 버터, 달걀, 우유를 넣지 않고 천연발효종으로 느리게 구운 빵을 내놓는다. 이곳을 운영하는 이학미, 김진휘 부부는 오랜시간 대구에서 살면서 직장생활을 해왔다. 결혼 이후 금쪽같은 아이가 태어났지만 김 대표는 반복되는 야근 때문에 가족과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한다.


그가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 무렵,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부부는 과감한 결단을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김천으로 와서 1년간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한 고민은 여전했다.


이 대표는 원래부터 제빵기술이 있었다.


“저는 처음에는 마카롱 가게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남편은 좋은 사업 아이템일까에 대한 걱정이 있었죠. 그러다 우연히 천연발효종 빵에 대해 알게되었어요.”


“저희 딸이 빵을 정말 좋아해요. 천연발효종 빵을 처음 먹었을 때 자극적이지도 않고, 재료도 좋아서 아이에게 안심하고 먹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전문가 클래스까지 듣게 되었죠”라며 김 대표가 말을 이었다.


“집에서 계속 빵을 만들다가 우리도 한번 해보자 하고 올해 1월에 이 공간을 임대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임대하자마자 오픈하지는 않았어요. 빵의 퀄리티를 제대로 올려야 했기 때문이죠. 임대료를 내면서도 빵을 팔지 않고 계속 연습만 했어요”


온도와 습도 등 주변 환경도 중요한 천연발효종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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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천연발효종 빵집이 늘고 있다. 블루베리나 크랜베리 등 과일을 이용한 천연발효종도 있는데 눈솔은 오로지 밀가루와 물로만 빵을 발효시킨다. 천연발효종 빵은 반죽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도 그날의 온도와 습도 등 환경적인 변수에 따라 질감이나 맛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공간의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고 장비를 갖추면서 계속 빵의 퀄리티에만 집중했어요. 그 때 연습용 빵은 사람들에게 나눠주지도 않았는데 제가 원하는 퀄리티가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지난달 부터는 빵에 대한 자부심이 생겨 일부러 알고 찾아 오시는 분한테 무료로 나눠드리기 시작했어요.”


대표메뉴는 바게트와 치아바타 3종류(플레인, 올리브, 치즈), 그리고 사워도우 2종류(플레인, 견과·크랜베리)다. 모양은 다르지만 색감만 언뜻 보면 왠지 맛이 다 비슷할 것 같은데 종류별로 오묘한 맛이 다르게 난다. 특히 유기농 밀가루에 통밀가루로 반죽한 사워도우는 특유의 신맛이 은은하게 도는 것이 매력적이다.


퀄리티에 대한 우직한 태도가 빚어낸 담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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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쌓인 소나무’라는 뜻의 눈솔. 화려한 디저트가 벚꽃을 닮았다면, 단순하고 담백한 눈솔의 빵은 소나무를 닮았다. 건강하고 맛있는 빵에 대한 자부심으로 여기까지 걸어 온 부부는 눈솔이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건강빵, 그러나 다른데서는 맛볼 수 없었던 특별한 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 건강매거진 데이드 (2022년 5월)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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