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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Jan 06. 2024

내게 찾아온 변화

 


부상에서 회복한 후 다시 운동을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은 탓인지 내가 하는 모든 동작들이 삐꺽거리며 자연스럽지 못했다. 특히, 빠르게 하는 민첩한 동작을 할 때 두려웠다. 다시 하다가 몸에 탈이 나면 어쩌나 싶었다. 그래서 될 수 있도록 가볍게 몸을 푸는 수준으로 하는 날이 많았다. 운동을 마치고 나면 오늘도 부상 없이 운동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말로 나를 위로했다. 


  며칠이 지나고 체중(Inbody)을 체크해 보았다.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저 소수점 아래에 숫자들만 변화가 있을 뿐이었다. 내가 제대로 하지 않은 건가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운동을 할 때마다 무리가 가지 않는 한에서 나름 열심히 했다. 


  체성분표를 확인해 보니 체중의 변화는 적었지만 내 몸속 기관들에서 작은 변화가 있었다. 눈에 띌 정도는 아니지만 근육량이 약간 늘었고, 내장 지방량은 전보다 확실히 소수점 앞자리가 줄었다. 그동안 운동을 한 것에 대한 불신이 확신으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별다른 운동은 하지 않았다. 스트레칭 위주로 운동을 하였다. 처음에는 정적인 운동이라 따분하기 그지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쉬워 보이는 동작도 한 동작 한 동작 제대로 된 자세로 하다 보니 굉장히 힘들고, 금방 온몸에 땀이 나고, 온몸이 부르르하고 떨렸다. 그만큼 내겐 근육량이 적었다. 그리고 유연성도 크게 모자랐다. 스트레칭만으로도 내게는 운동이 되었다. 부상 전에 운동 시작 전과 운동 후 스트레칭을 해주지 않은 것이 크게 후회되었다.  


  지금은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운동 후 회복이 어떤 운동보다 중요성이 앞선 것이다. 매일 반복하던 것을 하루하고 하루 쉬는 패턴으로 바꾸었다. 가끔씩 몸이 근질근질할 때도 있다. 하지만 몸이 보내는 가짜 신호임을 나는 안다. 자꾸 운동을 부추기는 신호를 잘 참아낼 때 초과 회복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경우가 그렇다는 것이고, 보통 20대의 경우는 회복 속도가 워낙 빠르기에 매일 운동을 해주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실은 나는 알고 있는 것이 하나가 있다. 내 몸은 예전부터 민첩하고 과격한 동작도 충분히 반응할 수 있는 몸이 되어 있었다. 다만 아직 심리적으로 불안을 느껴 그것을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엑스레이를 찍어봐도, 아킬레스건 검사를 해보아도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 마음이 아직 회복하지 못한 것 같다. 부상을 당한 이들이 겪는 심리적 불안을 지금 내가 겪고 있다.


  이 문제는 몸과 깊은 대화를 더 가지며 천천히 회복하고 싶다. 지난날 몸을 아끼지 못한 나의 잘못이 컸기에 지금은 그전과 같은 실수는 안 하려고 노력 중이다. 몸이 시키는 대로 지금은 잘 따라가려 한다. 더 오래 운동하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가는 중이라 생각하고 지낼 것이다. 준비가 되면 몸이 알아서 반응해 줄 것이다. 


겨울이 한참인 지금 봄을 대비해 나는 몸과 친해지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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