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
일요일 오후 느긋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가족들 모두 일이 있어 밖에 나가고, 나 홀로 집에 남아 느긋하게 낮잠도 자고, 성당을 가기 전까지 그다지 특별한 일은 없었다. 누워서 핸드폰으로 유튜브의 영상을 보고 있었다. 어느 한 영상에서 시선은 멈추었고, 내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아마 모두가 이미 한 번쯤은 보았을 영상이라 생각한다.
그 영상은 바로 ‘MBC 다큐 너는 내 운명’이었다.
이 영상을 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울고 또 울었다. 난 눈물이 마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이모가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내 주위사람들이 세상과 이별했을 때 나는 그저 조금 슬픈 정도였지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어렸을 때는 하도 울어서 눈물이 많은 아이였는데, 어른이 되고 눈물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내가 마지막으로 눈물 흘렸던 기억은 2020년 가을 10년을 함께한 강아지가 내 곁을 떠날 때였다. 내 품에서 마지막을 함께한 녀석을 보낼 때는 그동안 가슴 안에 모였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듯 온종일 울었었다. 며칠이 지나도 틈이 날 때마다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해가 지나서야 눈물이 진정 됐는데 오늘 또 울었다. 다큐를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이렇게 아픈 사랑이 또 어디 있을까?
이 둘은 아름다운 이별을 했구나.
다른 이들에게 평생 할 사랑이 그들에게는 단 몇 년 동안만 주어졌다. 가장 사랑할 때 가슴 아픈 이별을 해야만 하는 그들이 아름다웠다. 10년이 지나도 그는 그녀를 잊지 않고 살고 있었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의 삶은 그녀가 전부 일 것이다. 하기야 내가 그였더라도 그녀를 잊지 못할 것이다.
더 이상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것은 그녀의 죽음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과 함께 그는 세상을 그녀와 함께 하는 그가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와 그녀의 사랑이 이쁘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오랜만에 가슴 시린 눈물을 흘린 일요일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