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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하러 갈 거야

프렌치 쪽갈비(66개월)

by 수국

” 난 오늘 엄마 아빠 오면 프렌치 쪽갈비 먹으러 가자해야지“ 집에 들어와 혼자 중얼거리며 한말이다. 무슨 내용인지 잘 듣지 못하고 클로이 오늘은 저녁 뭐 먹을 거야.

“할머니 나 밥 먹어라고 하지 마. “ 왜?

“쪽갈비 먹으러 갈 거야. “ 꼬마가 뭘 먹을 건지 외식 메뉴까지 정해 놓고 엄마아빠를 기다리고 있으니 웃긴다. 외식을 좋아하는 건지 태블릿을 가지고 놀기 위함인지 그 속내를 알 수가 없다.


아빠가 먼저 들어오니 엄마는 하고 묻는다.

엄마 아빠랑 쪽갈비 먹으러 가자고 할 건데.

" 엄마는 오늘 약속 있단다." 아빠와 딸 오랜만에 만난 이산가족처럼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는 "아빠 오늘은 프렌치 쪽갈비 먹으러 가자." 허허 다섯 살 딸내미의 제안에 두 번 고민할 것도 없이 “딸내미가 사달라는데 사줘야지 그래 가자. ”


당연한 듯 외식을 요구하고 외식하러 나가자는 아빠의 결정. 부녀간의 대화가 너무 쉽다. 그 모습을 보면서 옛날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클로이 들어봐. 네 아빠가 너 만할 때 할머니랑 같이 손님 만나러 다방에 갔거든. 네 아빠가 소파에 털썩 앉으며 또렷한 목소리로 "나는 짜장면“ 했어. 짜장면이 나오는 중화요릿집도 아니었지만 그때 네 아빠에게 짜장면 한 그릇을 못 사줬어.

”왜? “

할머니가 짜장면 사줄 돈이 없었겠지.

”으응 아 슬프다,“

”아빠 슬펐지? “

”몰라 난 기억도 안 나 “

”아빠 내가 쪽갈비 사줄게 나 돈 많아 “

돈 몇 개만 있으면 부자인 너는 입만 열면 다 해주는 부모를 만났으니 복 받은 줄 알아라. 복 있는 손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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