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야. 요즘 통 정신이 없어서 너랑 얘기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어. 할 일들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기보단, 머릿 속이 어지러워서 통 손에 글이 잡히지 않더라구. 그래서 얼마전에 당일에 결정해서 1박 2일로 부산도 다녀왔어. 근데 또 하필 그날 부산까지 미세먼지가 250까지 올라가서 죙일 마스크를 쓰고 다녔지 뭐. 그래도 오랜만에 바다냄새도 맡고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잠도 자니까 나름 좋았어. 그래도 썩 기분이 좋지 않은건 사실이야.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랜만에 병원을 갔어. 사실 계속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어야 했던건데 귀찮기도 했고 물리치료를 받는다고 나아질까 싶기도, 시간이 조금 지나고나면 저절로 괜찮아지지 않을까 했던 마음도 있었어. 나는 종자골염이 있어. 앞 발바닥 엄지발가락 밑에 뼈가 해바라기 씨 모양이라고 해서 종자골. 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염증이 생긴거야. 15년도에 처음 생겼었는데 그때는 별로 심하지 않았어. 그래서 더 별 것 아니라고 본게 화근이 된거지 뭐. 거기다 작년에 회사를 다니면서 지옥철을 타고 다니면서 심하게 눌린 발의 염증이 더 곳곳에 퍼진거야.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오늘아침 초음파를 하러 갔다왔어. 염증이 많이 있다고 하더라구. 왜 물리치료를 받지 않았냐고 다그치는 선생님한테 그래도 작년에 쬐-금 받았었다고 하니까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설렁탕을 한 그릇 다 먹어야 하는데 두 숟가락밖에 안먹은거에요. 알겠어요?'
뜨끔했지. 내가 너무 나를 자신했나. 내가 나 스스로를 너무 방치했나 싶은거야. 이런저런 생각들 걱정들에 둘러쌓여서 뭐가 중요한지도 모른채 그렇게 살아가고있나 싶은 생각을 했지. 발은 항상 쓸 수밖에 없는 낫기도 힘들고 신발도 늘 편한것만 신어야 하잖아. 그리고 점점 느끼는 거지만, 새끼 손가락 끝을 종이에 살짝만 베어도 생활하는데에 불편한 것처럼, 우리 몸 중 아주 작은 한 곳만 아파도 신경이 쓰이잖아. 그런데 늘 닿을 수 밖에 없는 발바닥 뼈에 염증이 나니까 온 생활이 불안하고 불행해지더라. 내 몸이 가장 소중하고 내가 나를 가장 사랑해야하잖아. 그렇지? 완전히 다 나을때까지는 꾸준히 치료를 받으려구. 정신도 왔다갔다 하는 이 시점에 몸까지 불편해지니까 더 불안하고 불행해졌어. 그래서 요즘 나는 계속 불행했어. 안타깝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있어. 행복한 일과 불행한 일은 늘 번갈아오니까. 혁오밴드 TOMBOY 노래에도 그런 가사가 있잖아. '난 지금 행복해 그래서 불안해 폭풍 전 바다는 늘 고요하니까'
요 근래 미세먼지가 많았지만 중간중간 미세먼지도 없고 청량하고 맑은 하늘이 있던 날들에 그런 생각들을 했어. '아- 내 봄은 언제쯤 오나, 내 좋은 날들은 언제 오나'하는 생각 말이야. 그래도 계속 내 날들이 좋지 않았으니 곧 좋은 일들일 물 밀듯이 쏟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좋은 날은 올거야.
그럼. 우리에게도 좋은 날이 올거야.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