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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Feb 12. 2024

30일

가끔은 당신의 넓은 등이

나보다도 작아보일때가 있어요.

그럴때마다 내가 당신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한참을 생각해요.

한참을 생각하다가 나는

당신 옆에가서 그냥 앉아있죠.

그러면 당신은 내 작은 어깨에 기대잖아요.


내 몸이 너무 작아서

당신을 온전하게 안아주지 못하는 그런 날이면

당신을 토닥이면서 그런 생각을 해요.

5살의 당신, 7살의 당신, 10살의 당신.

작은 당신을 안아준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내 품이 한결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가슴과 가슴이 맞닿아서

당신의 심장과 나의 심장이 가까워지면

어떤날은 지친 당신이 나를 더 위로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합니다.


하필이면 오늘같은 날 우리가 떨어져있게 되서

내 작은 어깨라도 빌려주지 못해 미안해요.

소리없이 작아져있을 당신이

혹시나 더 작아질까봐 걱정되지만

늘 그랬듯 금방 괜찮아질거라 믿을게요.

그럴거죠?


내가 가요.

그러니 우리 곧 만나요.

그때도 내 작은 어깨가 필요하다면 온종일 내어줄게요.

온종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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