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웨이 부인
늙는다는 것의 보상은 단지 이런 거야. 정열은 이전이나 다름없이 강하지만, 그래도 – 마침내! - 삶에 최고의 맛을 더해 주는 힘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지. 지난날의 경험을 손안에 놓고 천천히 돌려가며 빛에 비추어 보는 힘을. 고백하기 싫은 일이지만, 이렇게 쉰세 살쯤 되고 보니, 더 이상 사람들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인생 그 자체, 그 모든 순간, 지금 바로 이 순간, 햇볕 속에서 리전트 파크에 있는 순간만으로 충분했다. 아니 과분할 지경이었다.
[댈러웨이 부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