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에 큰 위로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단어 하나가 가슴에 콕콕 박힙니다. 흔들린다는 것은 곧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은 나고 성장하고 병들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그러면서 사회적 울타리에서 살아갑니다.태어나는 환경과 경제력차이는 있지만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합니다.나는 살기 힘든데 다른 사람은 잘 살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죽음)보다는 내 손에 찔린 상처가 중요하기에 그렇습니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열심히 일하며 회사에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서장은 생각이 다릅니다. 1등부터 꼴찌까지 점수를 매길 수 있습니다. 객관적 인식이 다를수록평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은 커집니다. 사람은 자신의 노력에는 관대하며 타인의 성과에는 인색한 것은 본능일지도 모릅니다. 내로남불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주 행동하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그러기에 스스로 엄격해야 합니다. 채근담에는 "대인춘풍 지기추상"이란 말이 있습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인격 수양에 힘쓰고 남에게 관용을 베푸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쓰입니다.
SNS에 보이는 행복한 모습은 1년 중 하루의 모습 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평온한 일상,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인생이란 희노애락애오욕의 바다에서 살아남고자 의미를 만들어 가는 여정인지도 모릅니다. 흐린 날씨는 흐린 날씨라서 좋고, 맑은 날은 맑은 날이라 좋습니다. 눈이 오면 눈이 와서,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좋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디딤돌이 될 수도 걸림돌도 될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 힘든 일이 일어났다면 삶의 전반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았는지, 몸과 마음은 건강한지,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할 시기는 아닌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저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빨간 신호등의 경고라 생각하고 우선 멈춥니다. 목사님이신 장인의 한결같이 말씀을 떠올립니다. "기도해야 할 때"라며 우리의 삶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를 성찰할 때라고 말합니다. 장인께서는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의 중심에는 하나님이 계시니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모든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하십니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연약 한 한줄기 갈대일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했습니다. 살아가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힘'입니다. 저는 인생을 축구경기라 했을 때 지금은 전반전을 마치고 브레이크 타임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인생이라는 경기를 뛰어야 합니다. 처음 30분은 축구경기의 의미를 모른 채 후보 선수처럼 살았습니다. 막상 경기에 투입되니 기본기가 없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기초체력은 부족하고 함께 뛰는 경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습니다. 경기 중 넘어져 피가 나기도 했습니다. 실전만큼 귀한 가르침은 없습니다. 경기에 뛸수록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넘어짐을 잊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노력한다고 박지성, 손흥민 같은 선수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축구경기에 주인공임을 잊지 않습니다.
시 한 편이 생각 스위치를 눌렀습니다. 바라기는 울림 있는 시, 감동 주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과욕임을 압니다. 시간이 쌓이고, 눈물이 쌓이며 삶이 글이 되는 연단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풀무불에서 달궈지는 쇠처럼 두드리고 두드려서 호미, 낫, 괭이가 되듯 생각풀무를 끄지 않아야겠습니다.하나씩 글을 쓰면서 삶을 더 들여다보며 인생 후반전을 맞이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