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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May 15. 2020

[일상 관찰] 스승의 은혜를 떠올리며

스승님은 그때 사랑 꽃씨를 심으셨습니다.


(네이버 이미지에서 모셔옴)


매년 이맘때면 떠오르는 분이 계시다.

중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이다.


연락처를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히 식당에서 뵙게 되었다.


"선생님 저 기억하실는지요. 여긴 어쩐 일이세요.


"그럼, 얼마만인지 모르겠구나. 난 옆 교감으로 있단다."


선생님은 명함이 없으셔서 내 명암만 드렸다.

한 달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핸드폰 번호를 물어봐야 했는데'


학교 서무과에 자초지종을 설명드리고

연락처를 확인했다.

(네이버 이미지에서 모셔옴)


스승의 날!

비록 찾아뵙지는 못했지만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렸다.


to. 은사님


선생님 기억하시는지요.

중학교 1학년 되고 얼마 되지 않아

친구를 못살게 구는 모습을

선생님께서 보셨습니다.


"사람이 먼저 돼라"면서 매를 때리셨습니다.

무지갯빛 엉덩이를 보시고 증조할아버지가

학교로 쫓아오셨습니다. 그때 참 난감해하셨던 선생님 얼굴은 지금도 떠오릅니다.


퇴근 후에 민중가요도 가르쳐주시고,

공부보다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많은 배움이 있었습니다.


건강, 겸손, 실천, 배려, 용기, 도전, 신앙, 공감,

이해, 비전, 사랑 등 삶의 가치에 도움을 주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정면교사, 반면교사의 모습은 누구에게도 있었습니다. 배우는 것은 평생을 두어야 함을 알았습니다.


40이 넘고서야 비로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매가 참 고마웠습니다.

선생님의 매는 큰 사랑이셨습니다.


선생님은 제 마음에 '사랑 꽃씨'를 심어주셨습니다.


비록 늦게 피고 있지만 선생님께서 주신 사랑을

전하면서 살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제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스승의 사랑은 그렇게 뿌려진다.

자신은 없어지고 홀씨들은 어디선가 피어난다.

아침에 전화를 드렸다.

"선생님 잘 지내시죠"


"어쩐 일이냐! 아, 스승의 날이구나"


"스승의 날에만 전화드려 죄송합니다. 지금은

어디 근무하셔요. 제가 지금 교육 중이라 다음 주에 연락드리고 찾아뵙겠습니다."


"난 시간이 되니 언제든지 오너라"


전화를 끊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제자 상황을 먼저 살피셨던 몇 년이셨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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