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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Dec 03. 2021

[시 작 시작] 이유

24년전 기억을 떠올립니다.

  

   이    유


춥다

겨울이다

볕이, 고맙다

추워서 그럴 테지


외롭다

혼자다

당신이, 그립다

힘겨워 그럴 테지


그녀에게 이별통보 후 군대를 갔습니다. 처음 몇 달간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부대를 옮겨야 했습니다. 힘들 때마다 나를 아껴준 그녀가 떠올랐습니다.


간절함이 하늘에 닿은 모양입니다. 입원 중에 그녀 닮은 간호사를 만났습니다. 며칠을 망설이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수화기를 들고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는데 그녀가 '오빠'라고 말했습니다. '보고 싶다'첫마디에 굳게 닫힌 그녀의 빗장이 풀렸습니다. 


연애를 하며 수도 없이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사랑에 서툰 사람을 사랑하느라 그녀는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하는 24년 전 기억입니다. 살기 위해 그녀에게 전화했으니까요. 이기적인 사랑입니다.

#이별#사랑#이유#기억#빗장#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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