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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Apr 15. 2022

[노래 산책] 이은미가 부르는 '사랑한다고'

노래가 이끈 공간을 담습니다.



https://youtu.be/q0dfsiK2kfk


사랑한다고

                  (이은미 노래, 2005.10.)


너 하나뿐이라고 나 생각하던 지난 기억

잊어버렸다고 나 그럴 수 있다고

다 지난일이라고 너무 힘들게 널 잊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닌데 이건 내 맘 아닌데

사랑한다고 말했잖아요 나만 바라본다 했잖아요

이렇게 아파하는 내게 돌아와주세요 영원히

다 지난일이라고 너무 힘들게 널 잊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닌데 이건 내 맘 아닌데

사랑한다고 말했잖아요 나만 바라본다 했잖아요

이렇게 아파하는 내게 돌아와주세요 영원히

다시 사랑한다고 나 말할 수 있어요 내 맘 변하지 않아요

사랑한다고 말했잖아요 나만 바라본다 했잖아요

이렇게 아파하는 내게 돌아와 주세요

슬퍼했다고 말해주세요 나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너무도 아파하는 내게 돌아올거라고 영원히



음연이 있나 보다. 이틀째 무한 반복도 지겹지가 않다. 음악에 이끌려 무작정 바닷가에서 석양멍을 하며 나를, 당신을, 아이들을 떠올렸다. 때론 계획지 않고 느대로 움직이는 것도 필요다. 시간 있어, 여유가 있어야만 할 수 있미루지는 않아야겠다. 



당신에게


수평선을 바라보며 낯선 나를 만나. 사각사각 모래밟으며  퉁불퉁 지난날을 툭툭 털있어. 당신과 보낸 장소, 걸었던 길, 사진 찍은 위치까지 생각나. 그리움이 밀물처럼 철석 거려. 아쉬움은 모래에 . 비록 혼자지만 마음으로 연결됨에 감사해. 순간을  당신께 보내. '아프지 마요'라 말은 '사랑해요'의 다른 .


주말부부의 애환을 누구보다 알고 있기에. 당신이 감당했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기에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함을 느껴. 몇 년 전 기억나. 당신은 어린애를 양손에 잡고, 배낭 메고 내가 있는 숙소에 버스 타고 왔지. 일이 많아 힘든 줄 알고, 무거운 맘으로 쉬지도 못할까 봐 애들이 아빠 숙소에서 자고 싶다며 둘러댔지. 항상 당신에게 많은 배려를 받았음에도 더 달라고 보채는 어린아이와 같은 나를 못 이긴 척 쓰담쓰담해주며 다시는 '아프지 말라' 했지.


사랑할 수 있을 때 더 사랑하자. 아껴줄 수 있을 때 더 아껴주자. 아이들 앞에서 덜 다투고 서로의 부족함에 덜 가혹해지자. 다른 사람은 눈빛으로,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하나 봐. 난 아직도 많이 서툴어 애써 노력해야 하는데.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다짐해야 하는데.


26년 전 당신은 나를 처음 본 때부터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감내해야 했지. 난 현명한 사람은 못되나 봐. 깨지고, 넘어지고, 손해보고, 힘들어봐야 겨우 태의 심각성을 인식했어. 나를 알기까지가 힘들더라. 알수록 고통스럽더라. 쓴물과 단물을 내뱉는 목구멍, 속 사람과 겉사람의 이중성, 천사와 악마의 싸움에 내 등만 터지는 것 같았어. 


최근 데미안을 읽으며 나의 연약함에 좀 더 솔직할 수 있었어. 나의 사춘기와 흘려보냈던 과거와 마주하며 스스로에게 미안했어. 남들만큼 고민 없이, 노력 없이 살았던 내가 무척 밉더라. 평생을 지금처럼 살았던 것처럼 당신께 내 지분을 요구한 적도 많았던 것 같아. 철들려면, 속 들려면 당당 멀었다고 봐. 


요즘 나는 삶 알기 위해 애쓰는 중이야. 당신 말처럼 따뜻한 눈빛, 적절한 대화, 상대의 필요를 챙기는 꼼꼼함과 세심함,  욕망보다 아이들에 관심, 혼자 좋은 것에서 함께 좋은 것을 고민하지. 유아기적 인정 욕구를 넘어서는 스스로 단단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당신의 바람을 느끼고 있어. 당신 힘듦의 절절함이 나를 일깨워주었어.


지켜봐 줘. 그리고 잘 견뎌주어서 고마워. 서로 건강해야 지금까지 나누었던 말을 지킬 수 있는 거야. 존재만으로 고마운 사람. 그냥 보고 싶은 사람. 당신의 모티베이터가 될게. 아프지마요.


(3월 말부터 가족과 오미크론으로 2주간 떨어져 지내며 4월 초에 근처 바닷가에서)    


오미크론으로 며칠째 힘겨워하는 당신 위해(2022.4월초)

#오미크론#주말부부#아프지마요#가수이은미#사랑한다고


https://brunch.co.kr/@mssjone/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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