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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Apr 08. 2023

[문장 산책] 샤워기의 온도를 조절할 때

문장에 멈추고 숨을 고릅니다.


샤워기의 온도를 조절할 때
'조금 더 차갑게'와 '조금 더 따뜻하게'를 반복하다 내게 맞는 적당한 온도를 찾아내듯이, 관계의 적정선도 그렇게 맞추는 거다. 그렇기에 중요한 건 지금 관계의 온도를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지, 나의 마음을 아는 일이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p269>


사전적 의미로 '관계'란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또는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을 말합니다. 현실에선 '관계'는 참 어렵습니다. 변덕스러운 마음에 종잡을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유한의 한계를 떠올립니다. 상대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고 어떤 상황인지 모를 때는 잠시 거리를 두고 시간을 두는 게 나았습니다. 관계의 불편함은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니까요. 가진 것을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고, 병에 걸린 다음에야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어떤 계기가 있어야 이해의 폭도 지게 됩니다.


누군가와 관계가 힘들다는 건 어쩌면 기대를 많이 하거나 상대가 변하길 바라는 내 욕심일 수 있습니다. 내게 맞는 음식이 있듯, 사람 또한 그렇습니다. 최근 알게 된 분은 당신이 축복의 통로가 되고 싶다며 "좋은 소식은 널리 전하고 나쁜 얘기는 흘려버리는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말이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photo by 꽃보다 찐

일상이 지칠수록 감사보다는 갖지 못한 것과 남과 비교하며 불평하는데 익숙합니다. 저는 부정적 기운이 커질 때면 습관적으로 책을 찾습니다. 나를 이끄는 책을 진통제처럼 복용하면 어지러운 생각들이 다소 정리됩니다. 결국 관계의 중심에는 '또 다른 내'가 있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저자헬렌켈러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빛과 소리를 잃었지만 건강하고 활발했던 어린 시절, 축복과도 같은 설리번 선생님과의 만남, 깊고도 넓은 지성과 학문의 세계, 자연과 인류에 대한 순수한 사랑까지 누구보다 아름다운 삶을 살았습니다. 밑줄 그은 문장들이 마치 거울처럼 나를 마주하게 합니다.


헬렌켈러는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을 거의 보지 못하더군요. 세상을 가득 채운 색채와 율동의 파노라마를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갖지 못한 것만 갈망하는 그런 존재가 인간이다"라고 갈파했습니다. 오죽하면 만약 대학 총장이라면 '눈을 사용하는 법'이란 강의를 개설하고 싶다고 했겠습니까.


문장에서 본 관계라는 단어가 다른 책을 부르며 깨달음을 줍니다.


"관계의 중심에는 사, 사람의 중심에는 사랑"

#관계#문장산책#헬렌켈러#사람#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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