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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 만나 Jul 12. 2021

나에게는 고질병이 있다.

'설렘병' 혹은 '흥분병'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내 감정에 쉽게 동화되는 사람이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감정적인 것보다 이성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완전 반대다. 특히 하고 싶은 걸 발견할 때, 그것을 발견하고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설레어서 흥분을 한다.

급한 길도 돌아서 가라고 했건만, 빨리 그것들을 해보고 싶어서 심장은 빨리 뛰고 말은 빨라지며 행동은 허둥지둥 대는 것이다.


나의 이런 모습을 발견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인데,

학급회장을 했던 나는, 운동회 때 어느 반보다 더 멋지게 응원을 하고 싶어서 고심 끝에 특별힌 응원 도구와 방법을 생각해냈다.

멋지게 '짠!' 하고 타이밍에 맞춰 터질 분수 불꽃까지 생각하니 너무 설레었다.

다시 한번 함께하는 친구들에게 타이밍과 동선을 맞추는데, 옆에서 지켜보시던 담임선생님이 "왜 이렇게 정신이 없어 이 녀석아! 왜 이렇게 흥분했어, 진정해!"라고 하셨다.

그때 알았다.

'아, 내가 지금 설레서 흥분해 있구나'

상대방이 잘 알아듣지도 못할 정도로 말도 빨리 하고 있었다.


갑자기 이 이야기가 왜 생각이 났는 고 하면,

또 그 고질병이 터졌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해도 부족할 판에,

너무 재미있고 빨리는 하고 싶은데 할 건 많고 시간이 부족해서 또또 심장이 벌렁거리고 있다.


제에발, 진정하자.


하루 이틀 늦는다고 세상 무너지는 거 아니니,

급하게 하다 실수하지 말고,

차근차근 하나씩 우리 차분히 정리하면서 하자.


이러다 쓰러질 것 같은.

내 심장에게

내 스스로에게 하려고 적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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