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과 또렷함
멍 때리는 게 힐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멍 때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무기력도 함께 자란다. 멍 때림을 포장하자면 고요함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의 잔잔함을 추구한다고 해서 삶에 도움이 되기보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모든 집착을 내려놓다가 어떤 것도 성취하려 하지 않고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고요하되 분명할 것. 마냥 멍 때리기보다 멍 때리는 걸 오래 하는 대회에 참가한 듯 분명한 의식도 함께 가지는 것. 명상을 눈 감고 해보는 것도 좋지만 눈을 뜨고 해 볼 것. 눈앞에 다양한 것들이 보일수록 틈틈이 다른 생각이 올라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한 생각만을 하기로 목표하며 한 생각 외에는 안 하도록 연습해보는 것. 그게 현실에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일 것이다.
첩첩산중에 들어가 고요해지기는 쉽지만, 대도시에서 고요하기는 쉽지 않다. 또렷함 없이 멍 때리는 것은 쉽다. 피곤한 이는 잠이 올 것이다. 하지만 깨어있겠다는 일념 하나로 또렷하게 집중하며 고요함을 함께 유지하는 것. 번뇌와 망상이 일어나면 다시 일념에 집중하는 것.
가정에서, 사회에서, 유쾌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도 고요함과 또렷함을 가질 것. 고요함이라면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는 것이고 또렷함이라면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화와 짜증이 불쑥불쑥 올라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책하지 않고 다시 고요함과 또렷함을 가지려 해 보는 것. 애쓰지 않아도 고요함과 또렷함의 자리로 자연스럽게 오래 유지하려면 불교 혹은 힌두교의 세계관을 먼저 알고, 명상과 요가 등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권유하는 것도 아니다. 무교든 그 어떤 종교를 믿든 상관 없다. 다만 어떤 분야든 세계관을 파악하지 않고 기술만 배운다면 한계가 있고 배움에 대한 열망이 지속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런 기술을 배워 일상에서 적용시키면 이전보다 문제 해결 앞에서 지혜로워지는 느낌을 받으므로 가붓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