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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먹갈기 좋은날 Sep 30. 2021

'시인'은 누구인가

- 시인과 예술 

시인은 누구인가      


 그렇다면 작가로서 시인은 어떤 존재인가. 고대 그리스시대 시인은 예술가였다. 

 플라톤에게 있어서 시인은 두 종류였다. 플라톤은 시인을 두 종류로 엄연히 나누었다. 이것은 실상 플라톤이 예술을 두 종류로 나눈 것과 같은데, 하나는, ①대상의 외면적 모습과 현상에만 관계하여 묘사하는 모방예술가로서의 시인으로, 이들은 문장기교의 Techne에만 의존하는 부류이다. 이들은 참된 실재를 기만하고 호도하기에 국가로부터 추방되어야 하는 대상들이다. 다른 한 쪽은, ②뮤즈 신에게 사로잡혀신적 열광 상태(Enthousiasmos)가 되어즉 영감을 받아 작시하는 시인으로 이들은 모방 예술가가 아닌 훌륭한 시인들이다. 이 둘을 구분하는 기준은 뮤즈 신과의 교감 여부이다. 플라톤은 무아지경에 빠지는 시인을 훌륭하게 봤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 시인을 훌륭한 영감 시인과 단순 모방 예술가로 구분 짓지 않고, 엄숙한 시인과 경박한 시인으로 그 구분을 지었다. 모방하는 대상의 차이점에서 비극 혹은 희극으로 시의 형식적 차별이 발생됨을 지적하였다. 시인이 엄숙한 성격을 지니고 있으면 비극을 작시하고, 보다 경박한 성격의 존재이면 희극을 작시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장르의 구분을 일찍부터 했던 철학자였다고 본다. 

 시인을 각자의 기준에서 구분한 두 철학자가 살았던 그리스 시대에는 실제로 시인들이 궁정 가창 시인과 유랑 음유시인으로 나뉘었는데 궁정 가창 시인은 궁정의 넓은 방에서 왕후와 귀족 앞에서 그들을 기리는 노래를 불렀다. 유랑 음유시인은 귀족이나 영주의 저택에서뿐 아니라 민중의 축제나 장날, 장인들의 일터와 서민들의 집합장에서도 서사시를 낭송했다. 재현의 양식이었겠지만 오늘날 공연 양식의 시초이자, 이야기꾼, 즉 스토리텔러의 시작인 것이다. 저자가 이 시학을 공부하던 중 흥미 있게 발견한 영화장면이 하나있었다. 바로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에서 호빗 중 한명인 피핀이 곤도르의 왕 데네소르의 둘째 아들 파라미르가 죽음이 전제된 전장에 나간 사이 왕의 명령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피핀의 모습이 궁정 가창 시인의 모습이었을 것 같아 그리스 시대 시인의 모습을 상상하는데 도움이 되었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까지 고대 그리스 시대 문학의 전반으로서 시를 바라본 철학자의 시선을 알아보았는데, 오늘날은 시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접근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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