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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연호 May 02. 2024

직장의 빌런들

빌런 퇴치법

'우리 직원들은 가족 같아요.' / '가족 같은 분위기의 회사'


회사 소개나 외부인이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흔히 듣는 말인 것 같습니다. 


가족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하니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네요.


하지만 회사의 동료는 동료일 뿐, 가족이 아닙니다. 

회사도 회사일뿐 가정이 아닙니다. 


직장을 다니다 보면은 정말 저를 가족같이 생각해서 그러는지 몰라도 선을 넘는 직원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제가 아니라 회사를 가정이라 생각하고 선을 넘는 것일 수도..


집에서는 부모님이나 가족이 다 이해해 주지만 회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회사는 돈을 받고 그만큼 근로를 제공해 주는 곳입니다.


이렇게 회사가 가정인 줄 알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흔히 빌런이라고 부르죠.


제가 봤던 재미있는 빌런을 소개해 드립니다. 




1. 직장이 집보다 더 편한 우리 부장님


'너 배우자랑 방귀 텄니?'


신혼부부 중에는 서로 앞에서 방귀도 안 뀌는 분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근데.. 왜 우리 부장님은 직원들 앞에서도 서슴없이 방귀를 뀔까요? 

심지어 아랫사람뿐만 아니라 윗사람이 있는 곳에서도 막 뀌어대고 회의 중에도 수시로 방귀를 뀝니다. 


보통은 부끄러워할 텐데 부끄럽지도 않아 합니다. 


방귀는 생리적인 현상이라 어쩔 수 없을 수 있지만 배뇨근을 조절하여 소리를 내지 않던가, 아니면 화장실에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굳이 사무실에서 사람도 많은데 그 큰 소리를 내어가며 뀌는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결국.. 이 부장님이 있는 사무실에는 직원들의 복지를 위하여 공기청정기가 설치되었답니다.  




2. 직원이 가족보다 더 편한 우리 차장님


'김대리, 나 담배 한 개비만 줄래?'

흡연자끼리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 이건 어떨까요?


'김대리, 나 담배 한 갑만 줄래?'

음..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면? 심지어는 본인 담배가 있는데도 그런다면?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김대리는 자주 사러 가기 귀찮다면 한 보루씩 사놓고 서랍에 넣고 피고 있습니다.  이런 김대리한테 개비도 아닌 갑을 달라면서 수시로 갑씩 가져가는 우리 차장님.


담배 한 갑이면 4,500원입니다. 

아니 내 돈 주고 내가 산 내 물건인데 이건 무슨 경우일까요?


더 재미있는 일화입니다. 


차장님이 해외출장을 가는데 본인의 전자담배는 좀 오래되어서 비행기에서 터질 수 있으니 김대리의 신상 전자담배를 빌려달라 하십니다. 정확히는 몇 일간만 본인 전자담배와 바꾸자는 거죠.


이해는 가지 않지만 김대리는 알겠다고 합니다. 


3일 후 출장에서 돌아온 차장님은 김대리에게 얘기합니다.


'김대리야 내가 실수로 김대리 전자담배를 물에 빠쳐서 고장이 났네. 미안해' 

뭐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요. 근데.. 바로 하는 말이..

'고장 난 건 잘 고쳐서 쓰고, 내 전자담배는 어딨어? 좀 줄래?'


음.. 아.. 김대리 전자담배는 본인이 고장 냈지만 본인 꺼는 다시 달라는 이야기군요. 

보통은 새 걸로 하나 사주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 아닐까요? 백만 번 양보해서 사주지는 못하더라도 뭔가 수리비라도 주던가 아니면 천만번 양보해서 본인 전자담배를 그냥 주던가 해야지 기본 아닐까요?


아마도 차장님은 학교 다닐 때 도덕을 안 배운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김대리를 가족이라 생각하는 걸까요? 



3. 월급은 그냥 받는 것인 줄 아는 과장님


우리 과장님의 하루 일과입니다. 


08:00 출근 후 컴퓨터를 켭니다. 컴퓨터를 켜고 화장실을 다녀옵니다. 심한 변비에 걸렸는지 1시간 후에 복귀합니다. 


09:00 컴퓨터로 무언가를 열심히 합니다. 인터넷 기사를 보고 있군요. 기사가 재미있는지 혼자 낄낄대며 봅니다. 그것도 1시간 동안..


10:00 이제 볼 기사는 다 봤는지 현장에 다녀온다고 합니다. 드디어 일을 하러 가나 싶었지만.. 조금 뒤 일이 있어 현장에 가보니 일은 안 하고 담배만 오지게 피우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복귀합니다. 


12:00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점심시간은 1시간입니다. 


13:30 업무 복귀시간이 30분 지난 시점에서 사무실에 옵니다. 어디서 푹 자고 왔는지 머리는 헝클어져 있네요. 하품을 하면서 양치를 하러 갑니다. 이빨에 치석이 많은지 30분이 걸리네요.


14:00 이제는 일을 좀 해봅니다. 이것저것 자료도 만들어보네요. 


15:00 일이 힘들었는지 바람을 좀 쐬고 온다 합니다. 바람을 쐬는 건지 바람을 만드는 건지 1시간 동안 쐬고 오시네요.


16:00 사무실에 들어오더니 다시 인터넷 기사를 봅니다. 아직도 볼게 남았나 보네요.

16:30 슬슬 퇴근 준비를 합니다. 퇴근시간 15분 전 컴퓨터를 끄고 이리저리 눈치를 보더니 집에 갑니다. 



과장님은 말씀하십니다.(아, 진급을 못해서 그렇지 나이는 50이 넘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먹어서 젊은 사람처럼 열심히 일을 못하겠어. 젊은 너희들이 열심히 해줘'


하하하.. 근데 웃긴 것은 같은 얘기를 10년 넘게 듣고 있습니다.  과장님 월급.. 저 좀 떼어주세요. 




이렇게 직장의 빌런들을 퇴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주 쉽습니다. 


그냥.. 무시하세요. 이런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는 차라리 맺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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