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의 잡생각
과거
회사에서 팀장이 되면서부터
나는 가족과 멀어지고
회사와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늘어나게 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늦은 밤,
집에서 불닭볶음면을 먹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매운 불닭볶음면을 먹으며,
입안의 얼얼함을 느끼고
온몸에서 땀이 주르륵 흐르기 시작하면,
무엇인가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먹다가,
스트레스가 늘수록
먹는 빈도가 잦아들어
일주일에 2-3번씩은 먹었던 것 같다.
육아휴직 기간,
불닭볶음면을 먹은 적이 딱 한 번 있다.
어느 날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라면 코너를 지날 때,
문득 와이프가 말한다.
“그러고 보니,
오빠 옛날에는 불닭볶음면 많이 먹더니,
이제는 안 먹네?”
“어? 아.. 진짜 그렇네?
한 번도 생각이 난 적이 없어. 신기하네…
오늘 한 번 사봐야겠다.”
그렇게 불닭볶음면 하나를 사서 집으로 온다.
그러나 몇 개월 동안
불닭볶음면은 그대로 보관창고에 있었다.
어느 날, 와이프와 애들이
일이 있어 나갔을 때,
배가 고파 라면이나 먹을까.. 했더니,
라면은 없고,
불닭볶음면만 달랑 하나가 있다.
이거라도 먹어야지.. 하고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렸다가
한 입 크게 먹어본다.
헐..
맵기도 너무 매울 뿐 아니라,
무슨 맛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나에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최애였던 불닭볶음면이
이제는 더 이상 맛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