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에 탑승하겠습니까?

2026년, 두번째 만다라트를 작성하며

by 쑥라떼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나는 두번째 만다라트 계획표를 작성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쓰기 시작했던 만다라트는 하나의 핵심 목표와 8개의 하위 목표를 기반으로 실행하고 싶은 64개의 칸을 채우는 계획 방식이다. 다시 말해, 정 가운데 적힐 핵심 목표는 일년의 방향성이 되며, 한 해를 구성할 여덟개의 기둥을 꽂고 시작하는 것이다. '업'을 중점으로 세부 목표를 세우는 사람도 있고, 자신이 이루고 싶은 뾰족한 주제가 있다면, 이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마이크로 액션을 세부 계획으로 세울 수도 있다.


나는 크게 직업(Work) / 나(Me) / 삶(Life) / 관계(People) 로 대분류를 한 뒤, 8개의 하위 목표를 다음과 같이 채웠다. (2025년과 동일한 방식)


- 직업 (Work) : 일, 영향력, 미래대비

- 나 (Me) : 몸, 마음

- 삶 (Life) : 루틴, 자기계발

- 관계


나에게 만다라트는 얼마나 많은 칸을 지울 수 있었는지 '완성도'를 욕심내기보다, 한 해의 판을 짜고 길잡이가 되어줄 가이드를 만다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 최근 지난해 작성했던 만다라트를 보며, 새 만다라트 계획표를 채웠다. 도전은 했지만, 완수하지 못한 것은 △, 수행한 것은 ◎, 2026년에도 계속해서 진행할 목표는 별도로 하이라이트 표시를 했다. 80점 만점에서 한 칸 당 성취 정도에 따라 1~10점으로 나눠 점수를 매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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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성취율을 나누자면 64칸*10점, 640점 만점을 기준으로 40% 정도 완성한 셈인데, 나의 만다라트 계획표는 '완료'가 없다. 처음부터 640점이 나올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범퍼타임 확보'라는 계획이 있었다.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점을 줄 수 있지만, 지속성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완료라고 보지 않았다. 내가 기준을 높게 잡기도 했고, 한 해 안에 해결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만다라트를 확산시킨 주인공, 오타니 선수는 어느 수준을 가지고 '완료'를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인사하기', '감사하기', '배려하기' 등을 적었던 것으로 보아, 칸칸을 지워가는 빙고형 계획표보다 살면서 계속 가져갈 트래커로 만다라트를 활용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매해 새로운 내용으로 새로운 칸을 채울 필요도 없고. 조금의 변화를 볼 수만 있어도 난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을까.



01. '불안을 다스리는 기획자'를 그렸던 지난해

다시 지난 만다라트를 회고해보자. 가장 '깨끗'했던 칸은 '미래'였고, 이룬 것을 지워 빼곡하게 흔적이 남은 칸은 '자기계발'과 '마음' 영역이었다. 지난해 핵심 목표가 '불안을 다스리는 기획자'가 되는 것이었으니, 불안을 다잡고자 여러가지 시도를 했고 (마음 항목 : 감정노트, 아침 확언, 노플랜데이, 굳이데이 등) 이로 인해 느리지만 차분히 내실 (자기계발 : 브랜딩 커뮤니티, 못 하는 것 즐기기, 일 선배와의 연결 등)을 다졌다는 증거같아서 내심 기특하다.


'시작은 했으나 매듭 짓지 못한' 관계도 있다. 관계 항목은 무려 여덟칸 중 여섯칸이나 시도를 했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함께 일 하는 동료에게 좋은 딸, 친구, 기획자가 되길 바랐으나 그만큼 '주변을 돌아보았는가'에 대한 자기 평가는 짰다. 이 칸은 많은 부분 바꾸지 않고 2026년에도 이어갈 예정이니 올해는 적극적으로 나와 주변을 돌보는 데 힘을 써볼 생각이다.


반대로 일 항목은 시작하지 못한 것들이 절반 정도. 각각의 성취 점수는 높은 편이다. 다시 말해, 많은 고민과 준비 기간을 지나 숨을 고르고 시작한 일에는 높은 몰입을 한 셈이다. 물꼬를 트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통제하지 못한 장기 프로젝트의 중단, 정리하지 못한 포트폴리오, 절대적인 시간과 체력을 들여 수행한 업무. 그럼에도 '팀'을 만들어 일했고, '공간' 브랜딩에 도전했으며, 나의 이야기를 외부 채널에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으니 밀도 깊은 '일'과 '영향력'으로 채운 한 해였다.


2025년은 불안을 숨기지 않고,

쉬지 않고 재정비를 한 해였다.



02. 올해의 만다라트, 뭐가 달라졌나?

나는 올해의 핵심 목표를 '나만의 궤도에 탑승하는 디렉터'라고 적었다. 다소 모호한 말이다. 그럼에도 '궤도'라는 표현을 쓰고 싶었다. 궤도는 본래 수레가 지나가며 바큇자국이 난 길을 일컫는다. 물체가 다른 물체 주의를 도는 현상. 또 다른 말로 '일이 발전하는 본격적인 방향과 단계'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몇 년 전, 하나의 직업을 정리하고 다른 직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라떼님이 그런 결정을 할 때는 그것이 일정한 궤도에 도달했기 때문이겠죠."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 들었던 말이 뇌리에 박혀, 궤도는 나에게 '전문성'이자 끝점을 본 상태를 말하는 단어가 되었다.


내가 바라는 궤도에 도달하기까지, 내가 차려둔 판은 옳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올해는 일도, 삶도 단단하게 시스템을 정비하고 '잘 하는 일'에 영점을 조준해서 시간을 쓸 것이다. 지도를 그리는 것도 나고,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것도 나. 쓰임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닌 일 하는 방식, 관계, 기준을 정해 나 자신을 잘 쓰는 사람이 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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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만다라트는 다음과 같다.


지난해보다 하위 목표를 '구체적'으로 적었다.

2025년은 세부 목표는 일, 영향력, 루틴 등 액션 플랜을 위한 '주제' 안내 정도였다면, 동일한 세부 목표 아래 방향성을 추가했다.


- 어떠한 '관계'를 만들고 싶냐. 감정과 일을 구분해서 나를 잃지 않는 관계.

- 어떠한 '자기 계발'을 할 거냐. 강점을 강화하고 생각보다 실행을 하는 계발!


64칸 역시 숫자와 구체적인 액션으로 적었다.

하위 목표가 구체화된 만큼, 세부 계획도 구체성을 높였다. 건강한 몸 만들기 대신 '체지방을 24% 이하로 유지', 집밥 먹기보다 구체적으로 '하루 한 끼, 채식'으로 정의했다.



03. 일과 삶과 나로 다시보기

64칸을 다 채우고 나면, 각 항목마다 꼭 이루고 싶은 올해의 주요 목표 (주황색 칸)를 뽑으며 우선 순위를 살펴본다. 그리고 각각의 플랜을 일, 주, 월, 분기별로 분류를 해 그에 맞는 액션플랜을 고려한다. - 액션 플랜은 노션 페이지와 캘린더를 통해 작성하고 있다.


먼저 일(Work)은 올해도 높은 비중을 차지할 카테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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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체력과 시간을 갈아 넣으며 건강에 빨간 불이 들어 왔다. 연말이 되어 다시 회복했지만,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기 위해선 영리하게 일을 해야 한다. "한 번 와봐! 내가 다 소화할 거야!"라는 정신은 여전하지만, 그 방식을 물리적인 희생으로 소화하기보다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견적서, 노션 템플릿 안정화, 업무 스콥 매뉴얼화. 나를 소개하는 시간을 낮춰줄 카드뉴스, 릴스, 웹사이트 제작도 다 여기에 해당한다. 그와 함께, 지난해 저조한 수행율을 기록한 미래대비/재정 항목에 조금 더 관심을 줄 예정이다. 매일 가계부를 쓰고 매월 수익과 지출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것부터 시작!


삶(Life)과 관계(People)은 올해도 높은 비중을 차지할 카테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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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진짜 꾸준함 (매일 꾸준하진 않았으나 어떻게든 굴러가 일년치의 기록이 쌓였다는 얘기)으로 일기와 회고 시트를 작성했다. 먼슬리 다이어리에 매일을 기록하고, 월간 회고를 하는 루틴은 유지한다. 가장 지키지 못했던 me-time 확보의 일환으로 습관 트래커를 다시 시작한다. 지난해 3개월 정도 시도하다 포기한 이유는 트래킹할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 식이습관, 운동시간, 셀프평가 같은 부수적 요인을 싹 지우고 매일 해나갈 10개의 습관만을 남겨 체크만 남길 예정이다. 관계 항목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2025년의 연장선이다. 가족, 친구, 동료 그리고 나와의 관계에서 그들을 헤아릴 여유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 나(Me)를 이루고 있는 몸과 마음. 두 키워드의 '공통점'은 소화할 수 없을 정도의 목표와 계획을 내려 놓고 '건강'부터 챙기자는 나와의 약속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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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하루, 낭만과 엉뚱함을 충전해줄 굳이데이와, 주입식 여유라도 좋으니 범퍼구간 잡기, 주1회 노플랜데이를 유지한다. 7시간 취침, 주3회 운동, 풀업 1회 등. 건강한 몸을 위해 어디까지 행동할 지 구체적인 수치를 만들어두었다.



04. 나만의 궤도 :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 연말부터 많은 것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 흐름을 꾸물거리며 흘려 보낼지, 탑승할지는 내 행동에 달렸으리라. 말 보다 행동으로, 성과로 보여줘야 하는 게 중요한 시기란 생각이 든다. 부디 페이스 조절을 하며 마음과 몸을 소진하지 말아야지. 때론 빨라지는 흐름에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지. 다짐해본다.


최근에 어둠의 MBTI라는 인스타그램 AI 테스트를 해봤다. '불안'이라는 키워드와 동시에 '불안을 원동력으로 구조화 하는 사람'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바라던 환경에 나를 두고 싶었고,

그 안에서도 고정값을 찾고 싶었고,

목적지로 나를 데려갈 방법을 고민하는 지금.


또 다른 표현으론

프리랜서로 홀로서기를 시작했고,

내가 하는 일을 '잘 한다' 확신을 얻고 불안을 낮추고 싶었고,

이제는 그 일의 '전문성'을 나만의 방식대로 키워나가고 싶다.


한 층 더 성장할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지금껏 내가 해온 말이 모두 한 방향을 그리고 있다고 더 강하게 체감할 수 있는 올해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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