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있어 새로운 시도
요즘 공모전에 참여하려고 소설을 쓰고 있다. 소설의 내용은 자전적 소설로, 힘들었던 시절에서 점차 나아져가는 내용을 담았다. 이전에 대략적으로 써 놓은 내용이 있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도입부터 이리저리 고민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소설 쓰는 것은 꽤 어려운 도전으로 다가왔다. 나 자신을 소재로 쓰지만, 그중 어떤 것을 넣을 것인지, 그리고 그 내용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는 또 다른 영역이었다. 나를 주 소재로 잡았지만, 화자의 나를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시켜야 한다. 좋아하는 소설을 펴서 봤는데 그 책은 얼마나 섬세하게 내용을 잘 써 내려갔던지,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공모전 수상작들도 찾아봤는데, 확실히 잘 썼다. 촘촘하고 섬세한 이야기가 반짝이고, 인물들도 톡톡 튀는 개성을 가졌다.
과연 내가 이 사이에서 괜찮다 할 만한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이 들었다. 소설을 하도 쓰다 보니 내 소설이 잘 쓰는 건지 못 쓰는 건지도 감이 안 왔다. 원래 소설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꾸역꾸역 쓰는 느낌이었다.
어려움을 느낀 또 다른 이유는 긴 흐름의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쓴 대부분의 글은 A4 1~1.5 장의 분량이었고, 한 번에 읽어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설이 10장을 넘어가니 자꾸 헤매게 되었다. 분명 도입부를 쓰고 전개까지 열심히 온 것 같은데,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쓰고 있는지 감이 안 왔다.
창작을 하는 내 친구가 비기를 하나 알려주었다. 소설의 플롯, 큰 기승전결을 짜고, 그 아래 개요를 적어 넣는다. 그 개요에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을 적는다. 큰 틀을 점차 쪼개고 채워나가다 보면 소설 하나가 완성된다고 한다. 플롯의 또 다른 좋은 점은 이를 참고하여 전체적으로 내용의 방향이 괜찮은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짧게라도 서사를 구성해 보는 연습을 하라고 했다.
“짧게 서사를 구성하는 연습?”
“응. 너무 길게 쓸 필요는 없고, 심지어 한 문장에서도 서사를 만들 수 있어.”
1~2 단어를 가지고 한 문장, 세 문장짜리 글짓기를 해도 좋고, 다섯 문장짜리 글을 만들어도 좋다. 이러한 글들로 스케치하듯이, 너무 고민하지 말고 글들을 써나가며 연습할 수 있다. 이런 글쓰기 연습이 서사 구성의 근육들을 단련시킬 수 있다고 했다. 친구랑 나는 1 문장 5개, 3 문장 3개, 5 문장 2개를 단어 1~3개씩 넣어서 쓰고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정해진 것은 없다. 자꾸 써보는 연습이 제일 중요한 듯하다.
다른 수상작들이나 좋아하는 소설을 보는 것도 큰 흐름을 잡는 데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소설적 기법, 이러한 표현을 썼구나 느끼면서 내 글들을 돌아볼 수 있었다. 글을 읽으며 내 글이 좀 밋밋한 편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어떤 대화나 소설의 장치들을 추가로 넣을지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쟁쟁한 작가들을 뚫고 내가 공모전 수상을 받을 확률이 높지는 않다. 내 공모전 목표는 나의 소설 하나를 완성하는 것이다. 소설을 쓰면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좀 더 긴 호흡의 글을 써보는 기회였고, 긴 글을 쓰려면 글의 방향을 잡을 수 있어야 하니 전체적인 틀을 짜는 연습도 할 수 있었다. 또한 소설의 경우 에세이보다 조금 더 글을 맛깔나게 써야 해서, 문장의 디테일에 대한 고민도 했다.
글을 쓰면서 다양한 도전들을 해보는 것이 새로운 영감과 동력을 주는 듯하다. 소설을 완결하고, 올해 내 책 한 권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봐야지. 재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