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머물다 가요

경남 창년군 카페 아탁탁

by muhyeonng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지만 이토록 따끈하게 살 수 있을까?

직접 구운 앉은뱅이 통밀 스콘을 쥐여주며 잘 가라고 손을 흔드는 황지혜 대표.

그 모습이 점점 흐려지며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한 구절이 떠 올랐다.

“유난히 그 집이 밝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집 안에 있는 사람의,

마음속 빛이 밖으로 새어 나오기 때문일 거야.”

한적한 부곡면 거리에서 흘러나오던 따뜻한 온기와 냄새.

기억의 저편에서 아타탁의 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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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모든 움직임이 일상인 듯 보였던 아타탁 이지혜 대표. 카페를 위해 창녕 에 내려온 지 벌써 6년째다. “머릿속으로 그리던 공간을 만들겠다는 욕심에 가게 내부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전부 제가 했어요. 8개월이나 걸렸죠.” 오랜 시간 요식업을 한 어머니의 손맛과 재주를 물려받은 덕분에 손으로 하는 일 엔 자신이 있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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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빠지기 전엔 은공예를 했어요. 밤새워 만들고, 만든 만큼 팔렸어요. 3일 만에 400~500 만 원 매출은 찍을 정도로 여대생들에게 인기가 좋았죠.” 매장 한편에 있는 유려한 디자인의 액세서리들이 그녀의 지난날을 보여줬다. 문을 열자, 시선을 압도하는 호두나무 색 원목 찬장. 칸마다 아타탁의 감성과 취향이 담긴 잔 들이 놓여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만큼 잔도 좋아해요. 좋은 잔에 마시면 커피가 더 맛있어요. 전국을 돌아다니면 서 유명한 작가의 잔이나 마음에 드는 잔들을 모으다 보니 어느새 저만큼 모였네요.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파고들 어요. 커피가 그랬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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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직접 볶은 커피로 브루잉 커피를 내리며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 던 말이 있다. ‘지혜야 이럴 거면 카페를 해봐. 커피가 이렇게 맛있는데 안 팔면 서운할 것 같아. 그렇게 연습을 해놓 고 아깝지도 않니?’ 그녀는 매일 작은 로스터기 앞에 선다. 그리고 혼자 연필과 A4 용지를 붙든 채 외롭고도 깐깐한 담론을 벌인다. 커피와 씨름한다. “로스팅 전에 수작업 선별을 철저히 해요. 손님상에 나가기 전엔 무조건 테스트 과 정을 거치고요. 심혈을 기울인 만큼 맛있어야죠. 좋은 커피를 제공하기 위한 제 나름의 노력이에요. 좋은 원료로 만 든 커피를 마시는 것만큼 빠르고, 확실하게 행복해질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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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가는 오래된 집과 은행나무가 있는 부지. 이곳에 아타탁을 짓고 난 후 제대로 매장을 홍보한 적도 없는데, 안 바쁜 날이 없다. 쉬려고 하면 주문 전 화가 오고, ‘만들어 둔 디저트 좀 보내달라’며 단골들이 연락이 온다. 무농약 제철 과일로 담근 과일청, 건강에 좋은 유기농 비정제 사탕수수 원당, 우리 밀 등. 질 높은 원재료 사용에 관한 그녀의 확고한 철학을 손님들도 아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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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제대로 만들고 싶어요. 재룟값이 올라도 어쩌겠어요. 여길 찾아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적당히’로 돌려주고 싶지 않아요. 아타탁은 제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고, 손님은 오늘 어떻게 될지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를 이 삶에 따뜻하 게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인걸요. 부곡리에서 아타탁이 건재하는 날까지는 내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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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기 전 가족만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의 경기가 있다며 다음 달은 더 바빠질 거라는 그녀. “올해까지만 하자. 내년까지만 하자. 하다가 벌써 이만큼 왔어요. 그래서 여자 축구팀도 만날 수 있었죠. 젊은 사람들과 함께 지낸 다는 건 저에게 엄청난 영감을 줘요. 또래인 듯 아닌 듯 생각과 비전을 끊임없이 나누고 수다를 떨어요. 가끔 내가 모르는 것을 엉뚱한 곳에서 가르쳐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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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 귀감을 선사하는 공간은 언제나 풍요롭다. 그러니 단출히 커피 한 잔만 시켜놓고도 즐겁고 싶은 날. 아타탁은 옳은 목적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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