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행운이 아니라

너가 준비가 될 때까지

by 무지

행운은 잡을 준비가 된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한다. 그 말은 맞다. 기회란 언제나 준비된 자의 손을 들어준다. 노력하고, 기다리고, 때로는 버티는 사람에게 행운은 작은 보상처럼 스며든다. 세상은 그렇게 공평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결국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스스로의 균형을 맞춘다.


하지만 사랑은 다르다. 사랑은 준비된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사랑은 계획된 타이밍을 지키지 않는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때로는 엉망인 하루의 끝에 불쑥 찾아온다. 그때 우리는 대부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마음이 닫혀 있거나, 상처가 아직 덜 아물었거나, 혹은 누군가를 믿을 용기가 남아 있지 않을 때다. 그런데도 사랑은 찾아온다. 마치 그것이 사람을 완성시키는 과정의 일부인 것처럼, 사랑은 준비되지 않은 마음에도 자리를 내어달라 한다. 그 자리를 내어주는 순간부터, 우리는 서툴지만 진짜 사랑을 배우기 시작한다.


사랑이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항상 ‘함께 자라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이미 완성된 나를 보여주는 일이 아니라, 불완전한 나를 함께 드러내는 일이다. 그래서 사랑은 늘 서툴고, 때로는 아프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맞춰가며 성장하고, 서로의 모난 부분을 닦아가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행운은 결과를 주지만, 사랑은 과정을 준다. 행운은 한순간의 확률이지만, 사랑은 한 사람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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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과 달리, 사랑은 준비되지 못한 사람의 삶에도 스며들어 그를 성장시킨다. 그래서 사랑은 종종 상처와 함께 도착한다. 그 상처는 실패가 아니라 배우는 과정이다. 어떤 사랑은 시작부터 완벽해 보이지만 끝내 서로의 온도를 맞추지 못하고 멀어진다. 또 어떤 사랑은 서툴고 어설프게 시작했지만 오랜 시간 동안 서로를 다듬으며 단단해진다. 결국 중요한 건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 ‘준비되어가는 시간’이다.


사랑은 기다림의 감정이다. 그 사람이 나를 이해할 때까지, 혹은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함께 견디는 일이다. 때로는 오해와 다툼이 있고, 침묵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이 사랑의 일부다. 사랑은 이해받는 것보다 기다리는 것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사랑은, 행운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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