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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jinsoil Jun 02. 2023

연약함

20200512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라도, 때로는 내 안의 질문들이 적신 듯이 나를 덮친다. '나는 정말 사랑을 하고 싶은가, 도움이 되고 싶은가?'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함에 불안해질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무치게 외로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함께하고 싶다는 갈망이고, 그 '함께'를 상상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어느 날, 강렬하게 기대한 만큼의 기쁨이 오지 않았을 때, 그 대신 공허함이나 허무함이 찾아왔을지라도, 그것은 그렇게 행복해질 것을 기대하며 함께 할 것들을 기대하며 행복해하는 내 자신에게 부여된 한 줌의 기대의 결과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불안은 찾아오겠지만, 그 불안이 내게 오는 것이 아니라면, 그저 덤덤해지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될 테니까.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당신이 불안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기쁜 마음으로 대답해주길 바랬다. 그렇게 되면, 나는 다시 덤덤해지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될 테지만, 그게 바로 나의 불안이 사라지는 순간일 테니까.


그러면 당신이 나에게 다가와서, 내가 해준 것처럼 나에게 손을 내미길 바란다. 내 꿈을, 오랜 희망을, 오랜 마음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그래서 겉 껍질을 모두 벗어던지고, 맨 피부와 살갗으로 그 고통을 감내하며 드러낸 용기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손을 내밀어줄 사람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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