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기뻐할 때도 엄마는 찡하다
"엄마, 나 가끔 중학교 때 본 하늘이 꿈에 나와.
그 꿈을 꿀 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아이가 중학교 갈 시기에 남편이 지방 발령을 받았다.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심의 학군지와 학원가를 떠날 생각에 기뻤다.
남들이 서로 입성하려는 그곳에 살면서 우리는 동네 학교도, 학원도 보내지 않았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가볍게 떠날 수 있었다.
지방으로 이사하면서 아이 중학교는 농촌 기숙학교로 결정했다.
한창 사춘기인 아이가 핸드폰도 없이 산과 하늘 아래서 한 주를 보내는 것이다.
수업 후 학교 아이들은 방과 후 활동까지 하고 나면 하루 일과가 마무리된다.
하루가 늘 바쁘고 친구들과 항상 붙어 있으니 핸드폰이 없어도 시간이 빨리 갔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된 지금도, 가끔씩 그때 중학교에서 본 하늘이 살면서 가장 예뻤다고 말한다.
꿈속에서라도 그 하늘을 보면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자식이 행복하다고 말할 때, 엄마의 마음이 어떤 줄 아는가?
가슴이 찡해진다. ❤️
너무 아름답고, 너무 사랑스러운 순간이 느껴진다.
아이는 내가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한 학교를 보낸 것도 아니고, 어느 학교건 열심히 보낸 것도 아니었는데 보내 놓은 학교마다 즐겁고 행복했다고 한다.
먹고 놀다만 오는 학교들로 골라 보냈으니 어느 누구라도 행복했겠지만 그래도 엄마의 진심을 알아주니 고마웠다.
그 덕분에 캐나다 유학을 결정할 때도 오히려 아이가 내 의견을 많이 존중해 주었다.
그랬던 아이가 고등학교 시절을 혼자 캐나다에서 공부한 후 대학교만큼은 스스로 선택해서 들어갔다.
전 세계에서 공부에 뜻을 둔 학생들이 지원하는 학교라, 입학한다 해도 어렵고 힘든 길일 것 같아 말려 보기도 했지만 아이는 이미 확고했고 단단히 성장해 있었다.
부모를 일찍 떠나 스스로의 삶을 산 결과이다.
마음에 예쁜 하늘 하나쯤 품고 사는 아이라면 본인이 택한 길이 힘들어도 그 기억을 가끔 꺼내 보며 행복을 잃지 않는다는 걸 나는 잘 안다.
이런 믿음이 바로 아이를 향한 나만의 응원이다.
그 응원은 내가 살아있는 한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