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떠오기 직전의 밤이 가장 어둡다는 말을
진실되이, 진실되이 가슴으로 알기 위하여서는,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워야 할까
그 말 한마디만 부둥켜안고 버티기에
밤은 고되게 길다, 또 얼마나 치떨리게 차거운 것인지―
잠 오지 않는 밤을 지새우며
나는 늙은 파수꾼을 생각한다
새벽이 오기를 누구보다 기다리는 파수꾼을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기다림은 결코 외롭지 않다
어디에는 이 밤의 추위를 질색하는 고양이들이,
가진 것이라곤 둥지 속의 저들뿐인 비둘기들이,
또 나처럼 밤을 지새우고 버티며 새벽을 기다린다
그런데 또 나는 엉뚱스럽게도,
이 기다림들이 있어 저 새벽이 온다는 생각을 한다
저 먼, 여기에서 한참을 먼 땅에서,
시커먼 밤만이 자욱한 이 땅으로,
어스름을 데리고 새벽이 온다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허둥지둥, 오고 있다
기다림이 없다면 이루어지지 않을 일이다―
기다림이 없다면 새벽이 서둘러 올 리 없다―
그러나 기다림이 있어서,
뜬 눈으로 버티고 선 기다림이 있어서,
울음 직전의, 울음을 깨문 기다림이 있어서,
새벽은 온다,
밤을 지새우는 이들에게
가장 어두운 순간은 해가 떠오기 직전이라는 말을
진실되이 알려주기 위하여,
새벽은 오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