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밤의 약속

다섯 밤만 자고 나면 데리러 갈게

by 박준범

둥이들이 태어나는 날이었다.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며 첫째 아이의 등원 준비를 했다.
아이는 평소보다 말이 없었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이미 눈치챈 듯했다.

신발끈을 묶어주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아빠랑 엄마는 동생들 잘 데려올게.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이모랑 잘 놀고 있어.
다섯 밤만 자고 나면 데리러 갈게. 할 수 있지?”

예상은 했지만,
아이의 눈가에 금세 눈물이 맺혔다.

“싫어. 나도 갈래. 나도 데려가!”


그 울음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제왕절개 수술을 앞둔 아내를 간호해야 하는 4박 5일,
첫째는 함께할 수 없었다.
장모님께 부탁을 드리고, 잠시 떨어져 있어야 했다.

첫째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단 하루도 이렇게 오래 떨어져 본 적이 없었다.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섯 밤만 자면 엄마랑 아빠가 꼭 데리러 올 거야.
그동안 이모랑 놀이동산도 가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자.
아빠가 항상 가까이에 있다가, 정말정말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면…

그땐 휙—하고 바람처럼 날아올게.”

그 말을 끝내며 나는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
아이의 눈물 맺힌 얼굴이 내 어깨에 닿는다.
그 작고 따뜻한 체온이 마음 깊숙이 스며든다.

이마에 조심스레 뽀뽀를 하고,
서로 눈물을 훔치며 등원길에 나섰다.

아이는 울고, 나도 울었다.
세상이 잠시 멈춘 듯 조용했고,
마음속에서는 무언가가 천천히 흘러내렸다.

분명히 겪어야 하는 일임을 안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쉬운 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잠시의 이별이 이렇게 큰일일 줄이야.


그래도 믿는다.
다섯 밤이 지나면 우리는 다섯이 되어
다섯 배로 웃고, 다섯 배로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나는 또, 아빠가 되어간다.


오늘은 쌍둥이의 출산일입니다.
아침, 잠깐의 여유 시간에 급히 쓴 글이라 조금 서툴 수 있어요.
그래도 그 순간의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너그럽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