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삶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해결이 쉽다는 점이다. 그중, 살아가는 공간인 주(住)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타 지역에서 공장에 취업을 한 경우, 기숙사에 들어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데, 이 기숙사를 공장에서 제공하는가, 아웃소싱 업체에서 제공하는가와 계약의 형태와 기숙사의 위치에 따라 기숙사가 가지 각색이다. 그중 가장 알기 쉬운 제공되는 기숙사의 형태로 나누어 보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표적이며 가장 이상적인 기숙사의 형태이다.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지은 건물로 공장 부지 인근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 공장의 경우, 공장 증축 시 기숙사 또한 새롭게 건설하는 경우가 많아 요즘의 젊은 세대들을 위해 1인 1실, 2인 1실의 기숙사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모든 공장이 쾌적하며 관리가 잘 된 기숙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생산량 증가를 위한 공장 증축이 최우선 과제이기에, 공장 근로자들의 복지는 뒷전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꽤나 20, 30년 이상된 기숙사(구축)들이 많은데 전반적으로 노후화된 곳도 많다. 기업 자체적으로 건설한 기숙사의 경우, 기숙사비를 면제하여 무료로 제공하거나 공과금만 납부하거나 월 5만 원 이하의 기숙사비를 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실제로 만나게 되는 대부분 중소기업의 공장 기숙사이다. 공장 인근의 아파트나 원룸 일부를 매입하여 방을 제공한다. 매입한 아파트의 방 수에 따라 룸메이트의 수도 결정된다. 방이 3개일 경우 3인 1실, 방이 2개일 경우 2인 1실로 제공한다. 방의 크기가 제각각이며, 평수의 차이가 클 경우 평수가 큰 방에 2인이 사용할 것을 권면하기도 한다. 위와 마찬가지로 기숙사비 면제(공과금 납부), 월 5만 원 이하의 기숙사비가 발생한다. 여름과 겨울의 전기와 가스 사용료 많이 발생할 경우 기숙사의 룸메이트와 N분의 1로 나뉘서 납부를 하게 되며, 기숙사비는 급여에서 공제한다.
그리고, 아웃소싱 업체에서 전대차 계약을 통해 제공하는 아파트와 원룸이 있다. 전대차 계약이란, 집주인과 아웃소싱이 집을 계약하고, 계약한 집을 근로자에게 다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전대차 계약 시, 집주인이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동의를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기에 기숙사비 또한 원룸 월세 비용과 동일하거나 비싸며 '기숙사비 40만 원+공과금'으로 제공한다. 이 원룸을 2인 1실로 제공하게 되면 룸메이트와 N분의 1로 나눠서 납부를 하게 되며, 급여에서 공제한다. 대략 20~30만 원의 기숙사비가 발생하게 된다. 구인 구직 사이트에서 태그와 함께 '#1인 1실 기숙사 제공'이라는 글만 보고 기대감에 부풀어 짐을 싸들고 올라오는 어리석은 실수만 하지 말자. 환상은 분명 현관문을 열자마자 깨질 것이다.
전반적으로 노후화된 기숙사들이 많고, 자체적으로 관리를 하지 않는 아파트나 원룸들이 부지기수이다. (특히, 전대차 계약의 아파트나 원룸이 관리가 더 안된다) 배관의 부식으로 인한 녹물, 잦은 하수구 막힘, 겨울에는 벽과 바닥의 냉기로 인한 시릴듯한 추위, 언제부터 핀 지 모를 곳곳의 곰팡이와 화장실의 나방파리와 깜짝 손님 바퀴벌레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님에도 감내하고 사는 근로자들이 많다. 그 이유에는 비용과 출퇴근 시간 절감이라는 이유가 대부분이다. 공장의 12시간 근로와 주/야간을 반복하게 되면,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집은 '잠을 잘 수 있는 곳'이 되어 몸 하나 뉘일 수 있는 공간 하나에 만족하고 살게 되어 버린다. '어차피 잠만 자고 나오는데'라고 말하는 자조적인 농담에는 마냥 웃기가 어려운 이유는 왜 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