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인생을 살면서 늘 인생 역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인생 역전을 꿈꾸며 시도하는 것이 바로 로또 구입입니다.
1등을 목표로 수많은 사람들이 판매점으로 향하고 있고 지금로 한 주에 1억 건 이상의 로또가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자주는 아니지만 꿈자리가 좋은 날은 어쩌면 하는 기대와 함께 로또를 구입하고는 합니다.
얼마 전 어떤 꿈을 꿨는데 워낙 생생한지라 검색을 해보니 해몽 관련 글 열이면 열 금전적으로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해석을 했습니다. 종종 구입을 하던 집 근처 로또 판매점을 갔더니 이제 로또 판매를 하지 않는다며 다른 곳을 가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곳 말고는 집 근처 판매점을 알지 못해서 눈에 보이면 사야겠다 마음을 먹었는데 집 앞 병원을 가는 길에 마침 한 곳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서 로또 용지를 찾았는데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사장님 혹시 로또 용지 어디 있을까요?"
"아.. 여기 있습니다.. 곧 접을 거라 제가 꺼내놓지를 않았네요"
"요즘 로또 판매점 무슨 일 있나요? 판매 종료되는 점포들이 많네요?"
"네 뭐.. 쉬는 날도 없는데 위치가 좋지도 않아서 많이 판매가 되는 것도 아니고 월세 겨우 나올까 말까 하는데 자리는 또 차지하고 있고 그래서요"
"보통 로또 당첨보다 로또 판매점하는 게 더 로또라는 말을 많이 하던데 아니었군요?"
"어디 1등 명당이라고 소문난 곳은 그러겠지요. 안 그래도 저기 밑에 그런 곳이 하나 있어서 다 거기로 몰립니다"
사실 1등 명당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기는 하지만 이런 로또 판매점조차도 어떤 요인에 의해서 매출 격차가 난다는 것이 씁쓸하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정성스럽게 숫자를 기입하고 로또 용지를 받아 들고 나서려는데 갑자기 생각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사장님 당연히 로또 판매가 잘되면 계속 판매하시겠죠?"
"장사야 뭐든 많이 팔리면 좋은 거니까요"
"아무래도 로또를 사러 온다는 것 자체가 이성적인 행동은 아니니까 그런 걸 좀 활용하면 손님이 더 늘지 않을까 해서요"
"그게 무슨.."
"가짜여도 좋으니까 금두꺼비 같은걸 하나 사서 카운터나 로또 용지 두시는 탁자에 비치해 보세요. 그리고 '금두꺼비가 예로부터 금전운을 상징하는 것이니 구입하시기 전 한번 쓰다듬어 보세요. 1등을 기원합니다' 같은 문구를 써두는 거죠. 당연히 뭐 금두꺼비 만진다고 1등이 되지는 않겠지만 로또를 산다는 것 자체가 요행을 바라는 것이니까 그런 사소한 장치 하나에도 왠지 기대를 하고 더 의지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일부로 등 같은 데는 닳게 만들어두세요. 그럼 더 많은 사람들이 거쳐갔다는 느낌도 들고 신뢰도 할 거 것 같아요. 관광지에도 임신하게 해 준다, 복을 가져다준다 뭐 해서 유명한 동상들 많으니까요"
"음.. 한번 해볼게요. 두꺼비 입에 매주 로또 용지도 하나 물려두죠 뭐"
"그것도 너무 좋은데요? 다음에 한번 들를게요. 상황 한번 공유해 주세요"
금전운으로 가득하다던 꿈이 무색하게 3만 원어치의 로또는 모두 낙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뒤 생각이 나서 다시 그 로또판매점을 들렀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로또 판매는 좀 늘었을까요?"
"아 네. 많지는 않은데 찾는 손님들이 꽤 늘었어요. 저 두꺼비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아예 모른 척하는 분들은 없더라고요. 몰래 쓱 만지는 분도 있고 뚫어져라 쳐다보는 분도 있고 눈 감고 기도하는 분도 있고 재미있습니다 허허"
"너무 좋네요. 꼭 용지 주실 때 '1등 되세요'라고 말씀해 주세요. 그러면 다시 찾는 분들이 왠지 더 많아질 것 같아요"
"그럴게요. 오늘도 로또 사러 오셨나요?"
"아니요. 꿈자리가 안 좋아서.. 다음에 올게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 앞에 2등 당첨 판매점이라는 배너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는 사람이 많을수록 당첨 사례가 많아지는 것이 당연하기에 생긴 현상일 것입니다.
커머스 업계에서 일을 하면서 가끔은 말도 안 되는 영역에 커머스 전략이 활용되는 사례를 보며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아쉽게 로또 당첨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 귀한 사례를 하나 만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