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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Oct 16. 2024

[에필로그]내가 슈퍼맨이 아닌걸 이제 알았다

두 달 넘게 연재하고 끝을 맺은 이야기에 더 사족을 붙일 생각은 없었다. 

하필 연재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맞이했고 계획대로 발행하느라 상당한 에너지도 썼다.


그렇게 한동안 글을 내려놓을 생각이었지만 연재 도중 있었던 일들 그리고 연재 이후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 정도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보면 20년 남짓한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다 보니 각 시점에 나와 함께 했던 인물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브런치글을 봤다며 짧게는 1년 만에 길게는 15년 만에 지인들의 연락을 받았다.



https://brunch.co.kr/@munhaksoyear/157


팟캐스트를 함께 했던 쇼호스트는 이제 퇴사를 한다며 본인만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 글 덕에 우리는 잠시나마 다시 그때로 돌아가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직 아무것도 없지만 본인 회사에 합류를 해달라는 제안에 웃으며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본인 상품을 만들고 온라인 오프라인 판매를 해본다는 그녀의 사업을 힘이 닿는 한 도울 예정이다.



https://brunch.co.kr/@munhaksoyear/171


유튜브를 함께 했던 지인도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우리는 오랜만에 일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접어두고 예전처럼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조만간 가질 만남에서도 나는 예전처럼 그저 웃고 마시고 떠들다 올 생각이다.



https://brunch.co.kr/@munhaksoyear/150


생각지도 못한 대학 친구의 연락도 받았다. 

철없고 천진난만했던 대학생들은 어느새 한 아이의,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었다. 

예전처럼 텐션 높고 한치의 걱정도 없는 대화는 힘들겠지만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 두 남자의 대화 역시 기대된다.


"화요일 어때?"

"잠시만 집에 결재 올려볼게. 어쩌면 반려당할 수도 있어"



https://brunch.co.kr/@munhaksoyear/176

후배가 사과를 하고 싶다는 연락을 간접적으로 해왔다. 이 말을 전한 지인은 선배로서 마음 넓게 사과를 받아주라는 말을 덧붙였다. 최근에 만났던 심리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관계에 이분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세상 살기가 힘들다. 친하기 그리고 손절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은은한 관계의 소중함을 찾아라"





https://brunch.co.kr/@munhaksoyear/167


일상이 안정된 이후에도 술을 꽤 마셨던 것 같다. 

이때의 습관이 굳어져 버려서 혼자 마시는 술이 그렇게 좋았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좋은 영상과 맛있는 안주와 함께 했지만 얼마 전부터 복부에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겨서 강제로 금주를 한동안 했다.

지금은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 사실상 금주 상태로 지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슬픈 일을 위로하기 위해 술을 마시지는 않을 것이다. 





https://brunch.co.kr/@munhaksoyear/164


연재글 중 가장 높은 조회수와 반응을 이끌어낸 글이다 보니 후일담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이사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아주 잠깐 승승장구를 하다가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회사에서 쫓겨났다.

인사팀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은 충격적인 사실은 그의 경력, 나이 하다못해 결혼 여부까지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유명 중견회사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변변찮은 글을 연재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았고 예상치 못한 연락을 받기도 했다.

나 역시 정신없이 달려왔던 과거를 조금은 정리하고 인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과거를 어루만지며 감성에 젖는 것은 에필로그를 마지막으로 그만하려고 한다.


이 에필로그마저 읽어주신 슈퍼맨 모두들 어제보다 조금 더 행복한 오늘을 맞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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