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가 대체 뭔데! 전 지점 매진이라니!

by 지크

가격 인상이라는 대형 악재가 오히려 호재가 되었던 걸까.

억지로 가격을 올린 후, 거짓말처럼 3일 연속 '조기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이제는 오후 3시만 되어도 매대는 텅 비었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손님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게 일과가 되었다.


그리고 4일 차가 되던 날 아침, 내 휴대폰은 알람 시계보다 더 요란하게 울려대기 시작했다.


"사장님, 여기 잠실점인데요. 팝업 일정 잡으시죠"


"수원점입니다. 당장 다음 주 가능하세요?"


"영등포입니다. 저희가 자리 빼뒀습니다"


대행사를 건너 뛰고 직접 연락한 백화점 매니저들이었다.


소문은 빛보다 빨랐다. 한 지점에서 터졌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러브콜이 쇄도한 것이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동시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게 정말 될까?' 하는 의심과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본능이 충돌했다.


우리는 눈 딱 감고 외쳤다.


"네, 하겠습니다! 전 지점 다 들어갑니다!"


오픈 첫날, 긴장감에 입이 바짝 말랐다. 한 곳도 아니고 세 곳을 동시에 운영해야 한다. 혹시 초심자의 행운은 아니었을까?


걱정은 기우였다. 점심시간이 막 지날 무렵인 오후 1시. 매장 운영 직원들의 단톡방에 알림이 폭죽처럼 터지기 시작했다.


[잠실점: 현재 수량 10개 남음. 사실상 마감]

[영등포: 완판. 대기 줄 끊었습니다]

[수원: 사장님, 저희 진작에 다 팔렸는데요? 내일 물량 더 주세요!]


전 지점, 오후 1시 완판.


믿기지 않는 성적표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진짜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바로 물량확보를 위한 '백화점 매니저들의 기싸움'이었다.


"사장님, 잠실은 유동 인구가 몇인데 500개만 주시면 어떡해요? 수원보다 적은 게 말이 됩니까?"


"주말에는 수원 인구 절반은 여기 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주말에는 물량 두배로 주세요"


"영등포 매니저입니다. 저희 내일 VIP 행사 있어요. 무조건 200개 더 빼주세요. 다른 지점 거 빼서라도 가져오세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니 두쫀쿠 하나하나가 권력이 되고 무기가 되는 상황.

나는 전화기 너머로 쏟아지는 매니저들의 원성을 달래며 진땀을 빼야 했다.


"죄송합니다! 어떻게든... 어떻게든 만들어 볼게요!"


문제는 생산 능력이었다. 지금까지 우리의 하루 최대 생산량은 1,000개. 그게 한계였다.

반죽하고, 필링을 채우고 포장하는 과정 등등 전 공정 모두 사람의 손이 닿아야만 했다.

문제는 이제부터 최소 3배는 더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대로 가면 펑크 난다. 공정을 전부 뜯어고치자"


그날부터 주방은 '전쟁터'가 아닌 'F1 피트'가 되었다. 과감하게 생산 인원을 늘리고 역할은 분담하고 숙련도를 높였다.

옆 사무실을 단기 계약해서 생산조와 포장조를 나누었다.

카다이프를 볶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비용이 더 들더라도 볶은 카다이프를 구해왔다.


시행착오 끝에 불필요한 동작이 사라지고, 손발이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3일이 지났을때 하루 생산량은 2,000개를 넘어갔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 기적처럼 숫자가 바뀌어 있었다.


일 생산 1,000개 → 3,000개.


한계라고 생각했던 벽을, 우리는 몸으로 부딪쳐 깨부셨다. 이 물량도 점심 쯤이면 매진될테지만 적어도 백화점에 할말은 생긴 셈이었다.


각 지점으로 두쫀쿠를 실어 보내며 나는 생각했다.


우리는 단순히 쿠키를 파는 게 아니었다. 매일매일 우리의 한계를 팔아치우고 있었다.


이제, 서울 전역을 접수하러 갈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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