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데 무슨 육개장이냐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개고기 넣는 걸로 시작한 육개장에
소고기 넣는 것도 반칙입니다. ㅎㅎ
고기 넣고 삼복더위에 보양식으로 먹는 건데
고기 안 넣고도 언제든지
얼큰한 국물이 당길 때 해 먹으면 좋지요.
재료가 많긴 해요.
고사리며 토란대 말린 것을 불리고 삶는 것도 큰일입니다.
저는 다행히(??) 이사 때문에 그런 게 없어서
마트에서 삶아놓은 걸 한 움큼씩만 샀어요.^^
식구 적어서 필요한 양이 적으면
마트에서 사는 게 더 편한데
마트에서 좋은 재료를 깨끗하게 삶았을 거라는 믿음이 필요한...;;
이미 삶아진 거지만 찝찝하니까 살짝 데쳐 헹구고
숙주나물도 살짝 데쳐 찬물에 식히고
표고버섯 불려놓고
느타리버섯 찢고
저는 깜빡하고 나중에 넣었는데
대파 넉넉하게 잘라두면 재료 준비 끝입니다.
양념은 간단해서
고추기름 두 숟가락, 고춧가루 수북하게 두 숟가락,
한식 진간장 두 숟가락, 다진 마늘 한 숟가락 넣고
조물조물 버무립니다.
냄비에 담아 모든 재료가 푹 익도록 끓이고
한식 국간장과 자염으로 간 맞추면 끝입니다.
간 맞추는 걸 어느 하나로 하는 것보다
진간장, 국간장, 소금을 고루 쓰는 게 더 맛있어요.
대신 소금은 오래 끓이면 쓴맛이 나니까
마지막에 넣고 한소끔만 끓이는 게 좋구요.
귀리 섞은 밥을 해서 함께 먹었어요.
고기에서 나오는 감칠맛이 없으니
국물 맛이 조금 허전하지만 맛있다며
고기 좋아하는 내신랑 천일동안 님도 잘 먹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