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부농의 9월은 밤 줍는 달입니다.
산속 동물들을 위해 작은 것은 안 줍는 것처럼
10월이 되어도 밤은 더 떨어질 테지만
산속 동물들을 위해 그만 줍습니다.
산을 다니면서 줍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고
미리 밤나무 주변 제초 작업을 하는 것도 큰 일입니다.
풀을 베어야 밤 줍기도 수월하고
뱀도 잘 보여서 서로 피할 수 있습니다.
저희 집은 간식을 잘 먹지 않아서
밤을 껍질 벗겨 냉동해뒀다가 밥에 넣어 먹습니다만
햇밤이 나올 무렵에는 한두 번 삶아 먹습니다.
밤은 씻어서 자작하게 물 붓고
센 불에 올렸다가 끓으면 중불로 줄여 20분 삶으면 됩니다.
저는 보통 500g 정도 삶는데
양이 많으면 시간을 좀 늘리면 되겠지요.
불 끄고도 10분 정도 그대로 두어 뜸을 들이고
이후 찬물에 10분 정도 담가두면 껍질 벗기기가 수월합니다.
저희처럼 농약으로 훈증 소독하지 않은 밤에는
거의 대부분 밤바구미가 들어있다고 봐야 해서
저는 꼭 칼로 껍질 벗겨서 먹습니다.
밤 보관하는 방법들이 인터넷에 많아서
이것저것 다 따라 해봤는데
수확하자마자 농약으로 훈증 처리하지 않은 밤은
냉장 보관해야 바구미가 활동하지 못하고
구멍 뚫린 비닐에 넣어 보관하다가
가끔 꺼내 수분을 더 날려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밖에 없더라고요.
보관하는 중에 수분이 날아가니까
그런 밤은 삶기 전에 물에 한 시간 이상 담가두는 게 좋습니다.
올해는 밤도 감도 영 안 좋다고 합니다.
저희도 예년보다 많이 못 주웠어요.
제 기록지를 보니 해마다 줄고 있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