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려서부터 아침잠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 사항 1순위가
출근 시간이 늦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몰랐었지만
제 속에는 나를 세상에 맞추기보다
세상을 나에게 맞추려는 성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조언이 있습니다.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자야 한다,
아침밥을 꼭 먹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이래야 성공한다,
저래야 행복하다...
저는 그런 말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냥 제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잡니다.
그렇게 살려고 시골에 왔습니다.
물론 혼자 사는 게 아니니까
같이 사는 사람과 맞춰야 하는데
다행히 같이 사는 사람이 다 큰 성인인지라
자기도 알아서 자기 삶을 잘 삽니다.
제가 자고 있으면 알아서 챙겨 먹기도 하고
밥 해놨다가 제가 일어나면 같이 먹기도 하고
혼자 조용히 일어나 일하러 가기도 하고.
제 리듬에 맞춰 제 보폭 만큼씩만 걷습니다.
나태하고 게으른 게 아니라
느리지만 야무지게
제 삶의 매 순간을 온전히 다 느끼고 성찰하면서
풍만하게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