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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과 벳푸에서 온천하기

전통 료칸에서 온천 체험

by 땡자랑

일본 규슈 지방은 온천으로 유명하다. 규슈는 화산, 온천, 바다, 산 등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곳으로 일본 내에서도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오이타현은 규슈 동부에 위치하고, 아소산의 동쪽에 위치한 화산지대로 온천이 유명하다. 벳푸시의 벳푸온천, 유후시의 유후인 온천 등이 관광지로 발달해 있다. 우리는 이번 일본 여행에서 유후인과 벳푸에서 온천을 하기로 했다.


후쿠오카에서 유후인은 JR패스 3일권을 이용하여 특급열차를 타고 갔다. 약 2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갔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우리나라와 별로 다를 게 없었다. 가끔씩 보이는 일본식 이층 집이 일본인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기차 안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면서 남편이랑 이야기를 하다 보니 유후인에 도착하였다. 유후인 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내렸다. 날씨가 흐리더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였다. 목적지인 온천이 유후인 역에서는 가까워서 택시를 탔다. 택시 운전사에게 챗 지피티가 알려 준 온천으로 가자고 했더니, 운전사는 X표시를 한다. 온천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온천으로 가자고 했더니, 산속으로 한참을 올라가더니 온천을 운영하는 '유키이리 태엽'이라는 료칸에 내려주었다. 료칸은 일본의 전통적인 숙박 시설로 일본 문화를 체험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료칸이 온천을 보유하고 있다. 산 중턱에는 료칸들이 많았다. 숲 속에 있는 료칸에 묵으면서 온천도 즐기는 곳인 것 같다.


료칸의 온천은 유황냄새가 나면서 온천물은 하늘 색깔로 보였다. 전통적인 료칸에서 온천을 했더니 피로가 싹 풀렸다. 료칸에서 5분 정도 걸어 내려오니 긴린코 호수에 도착하였다. 호수는 아침 일찍 호수 표면을 덮는 물안개가 아름다운 곳이다. 호수는 군산의 은파 호수보다도 규모가 작아, 한 바퀴 돌아 나오니 20분 정도 걸렸다. 하지만 날씨가 흐려서 자욱한 안개가 낀 호수는 그런대로 운치가 있었다.


유후인 유노츠보 거리는 아기자기한 기념품 샵과 먹거리 가게들이 즐비해 있었다. 특히 이 지역은 일본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이 잘 보존되어 는 곳이다. 유노츠보 거리를 걸으면서 갈거리 숍을 구경하고, 다양한 먹거리 가게도 지나쳤다. 스누피 샵을 지나 플로랄 빌리지로 들어가니 젊은이들이 많았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예쁜 숍에서 사진도 찍고 돌아다녔다. 유노츠보 거리에서 추천 간식으로 금상 크로케를 사 먹었다. 바삭하니 팥 앙금이 달달하니 맛이 있었다.


점심식사를 위해 역전 주변에서 'ZEN'이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좁은 식당에는 요리사 한 명 하고 서빙하는 아르바이트생 한 명이 있었다. 그리고 오직 현금만 받는다는 안내가 있었다. 수중에 현금은 2,000엔 밖에 없었는데, 메뉴에는 1인분이 2,500엔이 넘었다. 카드는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현금을 찾을 수 있는 세븐 일레븐을 알려준다. 어쩔 수 없이 세븐 일레븐에 가서 트레블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였다. 남편은 다른 식당으로 가보자고 했으나, 왠지 나는 요리사에게서 장인 정신이 느껴져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다. 메인 메뉴인 '스페셜 스시 세트'를 5,800엔에 주문하였다. 사시미와 장어 스시와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두 번째 여행지인 벳푸로 가기 위해 2시 40분 열차를 탔다. 유후인에서 벳푸까지는 1시간 정도 걸렸다. 벳푸에 도착하여 지옥 온천까지는 버스로 20여 분 정도 걸린다. 역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고, 1번 정류장에서 지옥 온천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표는 290엔으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벳푸의 지옥 온천은 독특한 온천 지역으로, 다양한 형태의 온천과 특유의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다. 가마도 지옥, 바다 지옥 등 7개의 지옥 온천이 있다. 지옥 온천에서는 온천 계란을 맛보거나 족욕을 할 수 있다.


점점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태풍이 지나가고 있는 중이란다. 벳푸 지옥온천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장면을 봐야 하는데 비 때문에 흐려서 온천에서 품어 나오는 연기를 볼 수가 없었다. 4시 30분경에 '우미 지옥'에 도착하였다. 우미 지옥에서는 5시에 영업을 종료하니까 입장이 안된다고 했다. 5분 정도 걸어가서 '가마도 지옥'으로 가보라고 했다. 쏟아지는 비를 피하며 가마도 지옥으로 내려갔다. 족욕은 5,00엔이며 5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데도 할 거냐고 묻는다. 우리는 무조건 입장하였다. 가마도 지옥은 유황 냄새가 자욱하였고 연기가 모락모락 피워 오르고 있었다. 족욕탕은 에메랄드빛이었다. 약 10분간 족욕을 하고 나왔다. 비가 더 세게 내렸다. 서둘러 역전으로 가야 했다. 마침 가마도 지옥 입구에서 버스를 만났다. 역전까지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었다.


벳푸 역에서 후쿠오카까지 2시간 정도 특급 열차를 타고 갔다. 유후인과 벳푸 여행에 기차만 5시간 정도 탄 것 같다.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여 저녁 7시 30분 도착으로 거의 12시간이 걸려서 유후인과 벳푸를 관광하였다. 처음에는 1일 버스 투어 상품을 예약하여 여행을 하는 것을 고민했었다. 하지만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가보고, 온천도 해보고, 먹기도 하고 자유롭게 여행을 했다.


비 오는 날에 유후인과 벳푸의 온천 여행은 운치가 있었다. 특히 가마도 지옥에서 굴뚝에서 솟아오르는 연기를 보지 못하고, 쏟아지는 비 때문에 우산 쓰고 헤매 다닌 것도 기억난다. 유후인의 료칸에서의 일본 전통 온천 체험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규슈에서 유명한 온천 여행지인 벳푸의 가마도 지옥에서 체험한 족욕도 좋았다. 온천을 하면서 힐링하고 싶었던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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