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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특이점 Sep 23. 2024

제5화. 여파

번외 편 <현재 세계는?> 포함

그날 이후로 3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 끔찍했던 지옥도가 떠오른다. 잠에 드는 것이 두렵다. 같은 장면을 영겁의 세월 동안 반복해서 보는 듯한 착각의 구렁텅이에 빠져든다. 잠에서 깨면 한동안 현실과 악몽의 경계에서 현실을 향해 악착같이 발버둥 치고 헤엄치고 지푸라기를 붙잡는다. 이런 고통을 더 이상 견디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이제는 정말로 모든 것을 끝내고 싶다. 너무나도 현실적인 기억이 세부적인 디테일마저 잊지 않고 있다.


현재는 생존한 아버지와 함께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제공한 임시 거처에 거주 중이다. 하루아침에 난민으로 전락한 사람들과 너른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 시설을 함께 이용한다. 여기선 사생활 따윈 없다. 자원봉사자들과 난민지원 단체에서 캠핑 장비를 지원해 주었고 끼니도 챙겨준다. 대부분은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다. 억양만 들어도 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가깝고 부유한 서울시민들은 거의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 그만큼 각자의 삶이 각박하다는 것이겠지. 그리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또한 대대적인 규모의 예산으로 지원하겠다고 나섰으나 언 발에 오줌 누는 듯할 뿐이고 각자도생의 야생일 뿐이었다. 

내 예상컨대 아직은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식지 않았기에 최소한의 삶만 이어갈 뿐이지 곧 완전한 야생으로 변할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렇다고 나는 정부를 규탄할 마음은 없다. 스스로 생과 사를 선택하지도 못하고 있는 나에겐 그런 고민할 틈은 사치일 뿐이기 때문이다. 


“아들. 거기 안에 있어? 지금 배식 차량이랑 봉사자분들이 오셨어. 나와서 밥같이 먹으려무나. 이제 그만 산 사람은 살자꾸나, 응? ”

텐트 밖에서 아버지가 나를 부른다. 나는 대답할 기운조차 없이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였다. 아버진 어떻게 저렇게 살 수가 있으실까? 어떻게 그런 일을 겪고도 희망을 잃지 않을 수가 있을까?

“아들. 여기 식판 가져다 놓을 테니 식기 전에 먹으려무나. 부탁이다. …. 우선 좀 다녀오마.” 

잠시 후 바깥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린다. 달그락 달그락거리는 식기 소리들. 쩝쩝거리며 음식을 입에 욱여넣는 소리들. 그리고 웅성웅성 떠드는 소리들. 저들은 어떤 심리일까? 어떻게 살고자 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무엇이 그들을 살아가게 하는 것인가?

뿌연 담배연기가 눈앞을 가린다. 나는 다시금 눈을 감았다. 소란스러운 바깥의 소리는 그날의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치지직…. 치직. 아아. 마을 이장입니다. 현재 우리 마을은 알 수 없는 공습을 받았습니다. 부디 생존자들과 거동이 가능한 자들은 부상자들을 데리고 마을회관 대피소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긴급상황입니다. 다시 알려드립니다….>


단편적인 기억들이 스쳐간다. 나의 머리가 컴퓨터였다면 이 끔찍한 데이터들을 삭제할 수 있었을까?


<“으…. 아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으윽! 어깨가 탈골된 거 같아! 아들아 도와다오….”>


후우…. 내뿜는 눈앞의 담배연기가 그날의 포화를 연상케 한다.


<부릉부릉. 끼이익 덜컥. 

“흐억! 아이고 세상에…. 야 이놈아! 이럴 때가 아니야! 빨리 느그 아버지 부축하는데 도와라! 얼른!”>


1톤 트럭으로 마을을 돌며 생존자들을 짐칸에 태워 대피소로 향하려던 이장님이 생각난다. 그때 느꼈던 손가락 마디의 감촉이 잊히지 않는다. 뜨끈하고 미끈거리는 뇌수. 그사이로 피를 타고 흘러내리는 뼛조각들과 살점들. 마치 진흙으로 형상을 빚어내듯 필사적으로 뭉쳐보려고 발버둥 쳤던 기억이 다시금 생생히 떠오른다.


<“이 자식아! 일단 산 사람부터 살아야 할 거 아니야!” 

‘퍽!’ 

“이 녀석아. 정신 차리고 얼른 따라와라! 니 아비는 내가 업고 갈 테니.”>


뒤통수를 후려 맞고서야 시야가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잔해에 깔려 신음하는 아버지. 그리고 머리 없는 시신을 껴안고 울부짖던 나. 하지만 그 지옥에서의 한 절규는 어느 방향에서도 비슷비슷하게 들려오는 배경음이나 매한가지였다.


<“아… 아버지! 그게…. 으흑 흑…. 어, 엄마가…. 흐으윽…. 아니, 갑자기 폭격이, 저, 저기서, 어… 사람들, 팔다리가, 내장이, 피가…. 이장님이, 대피소…. 으흑 어허헉 크윽!”>


처음 겪어보는 너무나도 혼란스럽고 처참한 광경을 맞이한 나는 어휘력을 상실한 채 떠오르는 단어들을 닥치는 대로 들리지 않을 귀에 대고 절규하듯 쏟아냈다. 그러고는 눈물 콧물 섞인 얼굴을 피와 엉겨 붙은 육편이 한가득 묻은 손으로 닦아내었다. 닦으면 닦아낼수록 내 얼굴은 더욱 비참하고 끔찍한 몰골로 변해갔다. 아버진 그때까지도 아직 의식의 저 편에서 부르는 듯 연신 나의 이름만 불러댈 뿐이셨다. 그리고 나는 아버지를 힘껏 껴안은 채 소리 없는 절망의 비명을 내질렀다.


치이익.

다 타버린 담배꽁초를 비벼 끄며 마지막 연기가 피어 올라왔다. 처음엔 일자로 올라오던 연기는 이내 질서를 잃고 무질서하게 공중으로 흩어진다. 마치 내 인생의 운명의 실타래처럼.


바깥에서 간혹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소란스러운 와중에도 아버지의 목소리만큼은 신기하리만치 판별해 내기 쉬웠다.

“어이구~! 항상 수고하십니다! 이번에도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하하하!”

“어휴 그런 말 마세요. 저희가 더 못 도와드려서 죄송하지요. 그래도 아저씨 덕에 봉사활동할 맛이 난다니까요. 하하! 어휴 정부는 국민들이 이렇게 고생하는데….”

아버진 항상 저런 식이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웃고 떠든다.

“저기 어르신! 그거 제가 들어다 드릴게! 계셔보세요!”

“아이고 고맙소. 참 자기 챙기기도 바쁜 세상에 그래도 선생 같은 이들이 있어서 다행이올시다!”

유년 시절, 아버지의 유난스러운 오지랖에 저항하고 충돌했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그런 사람들에게 구호물자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지금 누워있는 텐트와 침낭과 같이 말이다. 그때 어머니가 세월이 흐르면 나도 이해하게 될 것이라 하셨었다. 피식.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난다.

톡톡톡. 담뱃갑을 거꾸로 들어 쳐본다. 이런. 마지막이었나 보다. 나는 팔을 뻗어 더듬더듬 담배를 찾아보았으나 남은 것은 없었다. 쳇. 나가기 귀찮은데.

툴툴거리며 머리끝까지 후드를 뒤집어쓰고 텐트 밖으로 나선다. 저 먼발치에서 아버지와 눈이 마주치자 아버지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대신다. 나는 대꾸할 여력도 없이 보급반을 향에 터벅터벅 발걸음을 이어나갈 뿐이었다. 

“아줌마 담배 주세요.”

봉사활동 차 온 주민자치단체 아주머니이시다. 담배 두 갑을 내밀면서 말씀하셨다.

“에이그. 총각. 담배만 너무 피우면 몸 상해! 피울 땐 피우더라도 밥은 꼭 먹고 가!”

이젠 다 지긋지긋하다. 그들의 선의를 향한 뒤틀린 피해망상마저 할 정도이다.

“아줌마. 그냥 한 보루째 주세요. 저기 저 우리 아버지가 매일같이 일 도와주시잖아요.”

“안돼. 1인당 하루 두 갑이 최대야. 그게 규정인데 내가 뭘 어쩌겠어.”

이제는 기계같이 되풀이되는 루프에 빠진 기분이다. 항상 같은 패턴. 같은 말. 같은 갈등. 나는 지금 현실에 있는 것이 맞는 걸까?

“아 그냥 좀 주시라고요! 거 몇 개 좀 더 줘도 티도 안 나겠구만!!”

“아 글쎄, 직접 돕는 것도 아니고 자기 아버지가 돕는 거 갖고는 못 준다고 했잖니! 그냥 내일 또 받으러 와. 그럼 되잖아.”

그러고 싶었다면, 그럴 수 있었다면 애초에 왜 보루 째 달라고 했겠는가? 

나는 투덜거리며 두 갑을 챙겨서 나와 내 텐트로 향했다.

“에이 씨…. 쪼잔하기는…. 좀 더 주면 어디 덧나나….”

이윽고 난 나의 텐트에 들어가 입구의 지퍼를 올리고 누워서 담배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나는 라이터에 불을 붙일 때 올라오는 불꽃을 볼 때마다 그날의 화마가 연상되어 담뱃불 붙일 때마다 눈을 감는 버릇이 생겼다. 물론 그런다고 과거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말이다.


<“여러분! 여기 회관에 안 쓰는 창고 끝에 방공호가 있어요! 얼른 그쪽으로 갑시다! 멀쩡한 사람들은 각자 부상자들 한 명씩 업고! 애들 먼저 보내고 들어들 가쇼! 난 다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문 잠글게!”

‘쾅! 콰앙! 화르르’>


이장님의 리더십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 60년대에 지어진 낡아빠진 방공호에서 생존자들은 한숨을 돌린 후 폭발음이 잦아들 때까지 뜬눈으로 날을 지새웠다. 이장님은 정신없이 발전기를 돌려가며 오래된 구닥다리 무전기로 구조 신호를 계속해서 보냈다. 나는 머리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도피하고 싶어 발버둥 치는 것인지 또 아니라면 둘 다일지도 모르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벽에 기대어 앉아서 다치지 않은 쪽 다리를 베개 삼아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신 아버지를 뉘어놓고 멍하니 있었다. 구조조차 바라지 않았고 그 순간만큼은 정말로 무(無)의 의식 그 자체였다.


이장님께서 유무선 전화가 끊긴 것을 인지하고 구조 무전을 밤새 열심히 보내신 덕분인지 날이 밝자 저 멀리서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제트 전투기의 폭발적인 비행음까지 들려왔다. 

그렇게 경찰 및 군인들과 구급 대원들이 구조하러 들어오자 그 자리에서 다행감에 실신하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날 당일 이장님 또한 사모님을 그 자리에서 잃으셨다고 들었다. 난 죄책감에 베개를 얼싸안고 숨죽여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들아. 아비다. 대답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동무나 해주련?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좀 있어서 그래.”

아버지다. 한동안의 소란이 지나가고 밤이 되어 조용한 말투로 말을 걸어오셨으나 여전히 나는 당당히 대면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넌 아마 이 아비가 네 엄마를 잃고도 어찌 이리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지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르겠구나. 원래 이런 시기일수록 더욱 뭉쳐야 하느니 하는 입에 발린 소린 하지 않으마. 다만 나도 죽을 듯이 힘들고 괴롭다. 매일같이 똑같은 꿈을 꾸고 여전히 눈만 감아도 귀에 선명하게 들리는 듯하지. 이건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렇게 버티고 있을 수 있을 거 같으니?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 그건 희망이 있기 때문이야. 희망 덕분에 그에 의지해 어떻게든 버텨나가고 있는 거란다. 희망이란 인간에게 있어서 삶의 원동력과도 같은 거야. 그리고 그 희망은 너란다, 아들아. 내 희망이 살아 숨 쉬는 한 난 웃음을 잃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이렇게 날 버틸 수 있게 해 준 희망인 너에게 나 또한 희망이 되어주고 싶어서 힘든 점을 억누르며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살아왔어. 그런데 말이야…. 요, 요즘은 그 희망마저…. 어흠!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 그러니 제발 아버질 봐서라도…. 흐읍…. 바, 밥은 꼭 챙겨 먹었으면 좋겠구나…. 크흠!.”

아버진 애써 티 내지 않으시려고 떨리는 목소리와 울음을 참아가며 말을 마치셨다. 오히려 그게 더 슬펐다. 아니, 내 가슴을 후벼파며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이 폭발적으로 솟구쳐 나왔다. 나는 베개로 입을 막고 참회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소리 없는 오열을 했다. 죄책감에 숨이 막혀 질식할 것만 같았다.

“………………………….”

“아들…. 담배 한 대 있으면 주려무나.”

나는 말없이 담배 두 개비를 꺼내어 하나는 내 입에 물고 하나는 텐트 지퍼 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틱틱. 틱틱. 치이이익. 쓰으읍. 후우….

대부분이 잠든 늦은 밤. 아버지와 나는 텐트의 천막 하나를 가운데 두고 서로 등을 맞대고 앉아 담배를 말없이 피웠다. 

텐트 천장 중앙에 열어놓은 환기 구멍을 통해 유난히 밝은 보름달빛이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그날처럼.




번외 편 : 현재 세계는?


아버지와의 그날 밤 이후 나도 살아갈 의지를 갖기로 결심했다. 그간 솔직히 세상이 멸망해도 아무 관심 없었다. 그래서 3개월간 외부와 완벽히 단절된 삶을 살아왔다.

나는 오래된 옷가지 주머니에서 오랜만에 휴대폰과 충전기를 꺼내었다. 그래도 서울시에서 복지예산을 들여 공공 와이파이 정도는 깔아 주었는가 보더라.

나는 난민 수용소에 설치된 거대한 전광판 스크린을 통해 뉴스를 접하였고 스마트폰으로 세계의 정세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메모장 앱을 켰다. 그리고 하나하나 모은 정보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다음 내용들은 소셜미디어와 뉴스 등의 매체로 접한 정보들을 정리하여 나열한 기록이다 물론 진실도 거짓도 섞여있을 것이고 같은 내용이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나는 그저 내가 무언가에라도 몰두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다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 주의: 아래 내용들은 허구의 역사이고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픽션일 뿐 현실이 아닙니다. * (- 글쓴이)


[이미 북한의 정권은 붕괴 직전이다. 북한의 mz 세대, 즉 장마당 세대들이 선봉장으로서 젊은이들을 모아 의기투합하여 비밀 반란군을 조직하였고 이는 북한 특성상 군 복무 기간이 상당히 길기에 군 내부에 첩자들이 많이 심을 수 있는 데다가 대부분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상태였기에 유리한 점이 있었다. 그리고 한때 북돼지라 불리던 김정은은 아직 5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휠체어 없인 거동이 불가할 만큼 상당히 수척하고 건강이 악화된 상태고 스스로의 신격화도 실패했다. 이젠 북한 수뇌부는 김정은이 죽기만을 호시탐탐 기다리며 권력을 쟁취할 준비하고 있고 반면 반란군들은 곳곳에서 게릴라전을 펼치고 있다. 본보기로 가담자들을 잔인하게 공개처형하였으나 이는 그들의 분노를 자극할 뿐이었다. 전면전에 나서기엔 아직 세력이 약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이 모든 정보는 국정원과 미국 CIA, NSA가 공동조사하여 발표한 자료들 및 탈북민 출신 국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알게 되었다. 


정권 붕괴의 조짐으로 인해 마음이 급해진 북한의 김정은은 미리 국내에 심어놓았던 간첩들과 수십 년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해 왔고 우크라이나 전쟁 때 무기와 탄약 지원을 대가로 얻은 러시아의 각종 항공 우주 기술들을 토대로 사상 최초로 국경 너머로 민간인 거주 지역을 상대로 강력한 군사도발을 감행했다. 강원 경기 인천 주변 비무장지대와 영해에 아슬아슬하게 닿기 직전 부근을 향해 다연장 로켓포 난사와 탄도미사일을 10발 이상 발사하였고 이를 미끼 삼아 남한의 관심을 돌린 이후 국내에 잠입해 있던 간첩 부대들이 일시에 미리 제조해 놓은 수제 자폭 드론을 수백만 발 이상 서울을 둘러싼 경기지역, 그중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시골지역 위주로 무차별 발사해 수많은 희생자를 발생시켰다. 모두 하루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들의 본 의도는 사망자를 내지 않는 선에서 어느 정도 시설물들을 파괴하고 마음만 먹으면 서울 한복판에 테러할 수도 있다는 협박을 하기 위한 군사도발 내지 협상 카드로써 내밀 예정이었으나 지령 해석에 오해가 있어서 한국 군인 29명, 경찰 57명, 민간인 사망자 623명, 총 부상자 2,600여 명(치명상을 입은 중환자들이 버티다가 끝내 사망하여 사망자 카운트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리고 자가용 차량으로 휴가차 서울시로 향하던 주한미군 부대 캠프 케이시 출신 미군 장병 4명, 게다가 한국을 사랑하여 국내 체류 중이던 미국인 청년 1명의 엄청난 사상 초유의 민간인 희생자를 내고만 대참사로 이어졌다. 또한 유일한 미국인 민간인 희생자인 그 청년은 시끄럽고 인구 과밀 지역인 서울 광역시를 벗어나 시골의 풍경과 농경지를 촬영하던 중에 변을 당했다고 한다.


국내 모든 수사기관, 인터폴, UN 조사단, 전 세계 우방국들의 언론인들, 그리고 미국의 CIA 요원들 등이 총동원되어 사태의 전말을 거의 밝혀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북한과 중국을 추종하는 종북 공산주의 단체들이 많은 현지 간첩들을 포섭하여 언론 통제를 통해 거짓 정보들을 퍼뜨리고 세뇌시켜왔으며 미디어 장악 및 사사건건 프레임 씌워 보수정부를 공격하였다.

그리고 민간단체로 위장한 극단적 종북좌파들의 시위로 국민들을 세뇌하고 여야 할 것 없이 수많은 국회의원들부터 개중엔 전 대통령 출신도 포함되어 있어 국내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그렇게 지하 북한 공산당의 지령을 받는 간첩들을 줄줄이 검거하고 있는 중이었고 충격적일 정도로 그 수는 많았다.


국방부 및 법무부 장관 그리고 대통령 대변인 등이 나서서 속속들이 간첩들을 체포하고 있고 국가 안보를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대한민국 영토 전체에 대해 일시적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격분한 대통령은 직접 생방송 중계되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1997년 이후 처음으로 국가 반역자들을 모조리 사형을 선고할 뿐만 아니라 집행하겠노라고 강력히 선언하여 민심을 달랬다.


이 사태로 인해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였다. 그리고 자국민을 잃은 미국은 크게 분노하였다. 

한미 연합군은 전시 태세임을 세계에 알리고 예비군을 소집하였고 일본에 주둔 중이던 미 항모전단까지 동원하여 3일 만에 밀고 올라가 대한민국 영토를 일부 수복했다. 황해도와 강원도 전 지역 및 함경남도 최남단 일부를 점령하고 주민들을 해방시켰다. 수많은 반란군을 국군에 편입시켜 유례없는 북한 내부의 정보를 얻어내었다. 

애초부터 전의를 상실한 북한군들은 대부분 투항하거나 사살되었고 대부분의 북한군 장교들은 그간 사병들의 식량 등을 수탈한 죄로 즉결 총살형 또는 앙심을 품은 북한 병사들에 의해 이미 사망하였다.

유일한 북한의 우방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에 대량의 재래식 무기를 지원을 약속하였지만 정작 지원한 무기는 얼마 없었다. 왜냐하면 중국은 대만 점령을 선포한지 이미 2년째 치열한 전투 중이었다.

일본과 한국의 무기 지원과 인도는 범 태평양 군사조약 (2028년 세계적으로 전쟁의 전율이 엄습한 가운데, 미국, 일본, 대만, 한국을 필두로 인도와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합류하여 체결한 군사동맹)을 근거로 수없이 많은 군사를 파병하여 오히려 그 작은 대만 본토에서 중국 대륙 본토에 진출하여 승패를 알 수 없는 끝없는 전쟁이 진행 중이기에 북한을 도울 여력이 부족했다. 

한편 러시아 대통령이자 독재자 푸틴은 여전히 90이 다 된 나이로 생존하여 독재를 이어가고 있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는 이미 십수 년 전 우크라이나전에서 많은 군사력을 잃은 까닭에 몸을 사리는 중이었다 특히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여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우선 미국은 한국에 점령지를 맡긴 이후 다시 휴전을 제안하였다. 궁지에 몰린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여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한 조치였다. 강제적으로 그리고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휴전으로 다시금 대한민국에 평화가 일시적으로 찾아오는 듯하였다. 한국 국립 과학 연구소 설립 이후 동맹국들과의 군사기술 교류 및 독자적 차세대 무기들을 개발한 한국의 군사력은 이미 인도를 아득히 능가할 정도로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게 되었고 7대 경제대국에 입성하게 되었다. 공식적으론 밝혀지진 않았지만 기술력 만큼은 중국보다 훨씬 앞서 있을 것이다.


세계는 북미와 일부 남미 국가들 그리고 동양의 태평양 일대 국가들의 연대, 유럽연합과 중동 간의 갈등, 이스라엘을 놓고 여러 분파로 갈라져 싸우는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 그리고 얼마 남지 않고 몰락 중인 공산주의 국가들과의 마찰 등이 있다. 전 세계인들은 다가올지도 모르는 핵 전쟁의 두려움에 떨고 있었고 실제로 국제정세는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고 있었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이. 

이러한 심리로 인해 많은 유럽계 백인들이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 특히 남아공으로 이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그나마 조용하던 아프리카 대륙마저 소란스러워졌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미국과 한국의 사이는 유례없이 돈독해졌고 드디어 한국에 전술핵 배치가 합의되었다. 우스갯소리로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소리가 돌 정도였다. 

이렇게 제2차 한국전쟁의 여파로 새로 수복한 영토와 해방민들을 위한 인프라를 건설하고 또 점령지를 지키기 위해 국방비 및 세금은 올라만 갔다. 

이로써 곧 일본의 GDP를 역전할 것이라고 기대되던 대한민국의 국내 총생산량은 마이너스 성장률만 갱신해갔고 국내 주식시장은 전멸 직전까지 갔다.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군수품 관련 기업들만 겨우 숨 쉬는 정도였다.


정부와 정치인들, 그리고 상위 10퍼센트 이상의 부유하고 권력 있는 계층들은 이번 전투의 승리를 자화자찬하기 바쁜 반면, 이렇게 전쟁으로 인해 소모한 국력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의 생활은 상당히 궁핍해졌고 수많은 국군장병들과 민간인들의 희생은 잊혀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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