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커피, 한 줄의 상처
개인적으로 찝쩝 소리는 듣기 싫다.
특히 면을 먹을 때 나는 '후루룩' 소리는 진짜 못 참겠다.
그렇다고 해서 뜨거운 커피나 오뎅국물을 마시며
나는 소리까지 천박하다고 해야 할까?
어느 아침, 평범한 카페에서
목격한 장면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오전의 여유로운 카페.
A 여사님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조심스럽게 입술에 가져다 댔다.
뜨거운 커피에 자연스레 '호로록'
그 순간, "넌 천박하게 그런 소릴 내면서 먹니?"
앞에 앉아 계시던 B여사님의 말씀이었다.
시간이 멈춘 듯했다. 말 그대로 갑분싸.
얼마 없는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향했고
카페의 잔잔한 재즈만이 어색함을 채우고 있었다.
쩝쩝거리는 소리가 싫은 건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뜨거운 음료를 조심스럽게 마시며 나는
자연스러운 소리까지 "천박하다"라고 말할 정도일까?
물론 소리 내어 먹는 것이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다. 기준은 다르니까.
그 워딩보다 더 놀라웠던 건, 그런 말을 상대방 면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수 있다는 뽄새였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다른 기준으로 살아간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소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일 수 있다.
그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차이를 말하는 방식엔 분명한 선이 있다.
날카로운 말로 상대를 찌르는 것보다 더 천박한게 있을가?
커피 한 모금에서 시작된 파동이 보여준 건 딱 하나였다.
우리는 생각보다 서로에게 너무 쉽게 가혹해진다는 것.
면박 받은 A여사님은 얼마나 당황스러우셨을까.
그리고 말씀하신 B여사님은 과연 무엇을 얻으셨을까.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차가운 기억으로 남은 오전이었다.
입 밖으로 말을 뱉기 전.
딱 한 번만 더 생각해봐야겠다.
내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어디까지 바꿀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