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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은

2020

by 무량화

참말로 희한테이~

요래 조붓한 골목길 쪼맨한 집들이사 갈데없이 판자촌 동네아이가.

하도 솔아터져서리 구루마는커녕 연탄지게도 드나들지 못하겠구마.

한때 철거 대상이었던 전형적인 달동네 옴닥옴닥 붙은 허름한 마을 집들을 벽화로 꽃단장시켜서리 관광거리로 만들어 내다니 세상 재주도 신통타!!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예향 경남 통영 중앙어시장 뒤편 가풀막진 언덕배기.

꼬불탕한 골목이 이어지는 재개발 지역이던 동피랑의 변신이야말로 놀랍기 그지없다카이.



오래전부터 어장에서 일하던 서민들의 삶 터전이던 산비탈 보잘 거 없는 마을이었다카이.

맨첨 시민단체가 벽화그림 그리자꼬 발의해 '전국벽화 공모전'을 열었다 합디더.

이에 호응한 각처 미술대 재학생과 개인 등이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꼬예,

널리 입소문 타게되자 유명세에 답하듯 전문 그림쟁이도 항거시 동참했다능기라.

그러구러 십년만에 달동네를 한국의 몽마르뜨 언덕으로 만들어 냈다캐싸키에 함 가봤심더.

추억어린 교복 빌려주는 데도 있고 점방에서 군닙질거리 아이스크림도 팔고예.

포근하고 귀여분 그림이며 미소 머금게하는 정스런 글귀도 여기저기 쌔뿐졌더라고예.

시멘트 엉성하게 문대 바른 골목길 지나 산 만디꺼정 올라가보이, 고색창연한 정자인지 누각인지 하나가 떠억 정좌하고설랑 저 아래 강구항 굽어보데예.

안내문을 읽고서야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께서 단디 설치한 세 방향의 포대 중 하나인 통제영의 동포루 (東砲樓)라는 걸 알고나니 숙연해집디더.

50여 가구가 붙어사는 마을다이 별루 넓지 않아 잠깐만에 꼭대기서껀 말캉 한바퀴 돌아봤심데이.

짜달시리 벨 볼 끼도 엄는디 베리빡에 쌔려 그린 그림보러 먼길 온다꼬 욕봤지러,

어시장 난전 굴까는 할매가 까맨 얼굴로 그랄 거 같더라꼬예.

울 동네 비바리댁 자랑시런 고향도, 바다 조코 잘난 인물 쌔버린 여기락 카든디.


충무보다는 토영, 한사코 통제영의 줄인말인 통영이라 부릅디더.

저 그림들은 2년마다 공모를 통해 새그림으로 단장시킨다카던디예.

벽화구경하고 돌아오자마자 가을축제때 일부는 다른 그림으로 바꿨답디더.

2014년 7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로부터 지속가능 발전사례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 인증을 획득했다니 장하지 않능교.

멀쩡한 땅 뒤파뒤집어 엉성시러분 철조구조물이나 딥다 만들고, 중국제 돌뎅이 사다가 석조각 세우느라 애먼 예산 써감서 마카 디비쪼는거 보담은.

암먼, 백번 낫지러~ 낫고말고.

암튼 통영 왔으니 충무김밥에 해물매운탕은 팔아줘야 인사인기라서리 마침 점심 묵을 때도 되았기에 언덕길을 퍼뜩 내려왔다카이.

콧잔등 땀 송송 나게 얼큰한 매운탕 떠먹기만도 짜두루 바쁜디 아들이 통통한 꽂게 왕발 흰살이랑 소라 속을 쏘옥 빼내서 수저 위에 놓아주곤 합디더.

내사 태생이 짜달시리 곰살궂거나 자상허들 못헌디 이 아아들은 누굴 닮았능고?


허기사 타관살이 이십년만에 귀국한 어미 몰골보이 짠해서이리.



같은 갱상도라도 대구 다르고 안동 다르고 부산 다르고 토영(통영)말도 따로 번역 필요하다 안하요

비탈의 지역 사투리 비랑의 된발음인 피랑, 서피랑 옆 동피랑은 동쪽 벼랑이란 뜻.

남루한 골목 살림 해처럼 밝혀지고 꽃처럼 피라고 응원보내는 해바라기꽃.

보이소, 할배요! 좋아하는 꽂게매운탕으로 상 봐놨시니 퍼뜩 와 잡솨~

별나라 여행하는 어린왕자가 사막에서 커피시켰다요?

동피랑 봄처녀 꽃비 난분분한 강물길따라 가슴에 꽃 한아름 안고 왔능기라

아기자기 알콩달콩 재미난 컷으로 벽 가득 채워진 만화그림 자리.

동백꽃 뚝뚝 떨어지는 봄날 연분홍 소녀는 바람 가르며 그네를 타고.

일찍이 임진왜란 당시 이충무공께서 전술신호로 사용했다는 문양 다른 전통 연도 띄우고.

벽을 한가득 채운 그림엔 유리구슬처럼 파란 눈의 소년이 동피랑 언덕에 엎드려 낯선 동네 구경 중.

산만디에는 이순신장군이 설치한 통제영 중 동쪽에서 통영성을 방비하던 동포루 오늘도 뭇 백성 지키고.

하얀 나래달고 천사되어 창천 드높이 훨훨~포토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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