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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Mar 14. 2024

사계해변 하모리층 언제까지 보려나?

사계해변


이색 진 외계 풍경 같은 암반이 펼쳐져 있는 곳.


안덕면 사계리 2294-34와 안덕면 사계리 3530-3~7 지번 일대 공유수면에 형성된 해안사구다.

사계리는 산방산 단산 송악산 형제섬, 멀리  가파도 마라도까지 시선 안에 드는 해안 마을.

여느 바닷가와 달리 백사장보다 암석해안이 볼거리인 사계해변이다.

약 3600년 전 만들어진 송악산이 화산 폭발하면서 공중으로 치솟은 화산재가 바다 인근 산지사방에 덮이게 됐다.

후기 신석기시대에 분출하면서 만들어졌다는데, 너무 아득한 일월 저편이라 감도 안 잡힌다.


화산재에 섞인 모래가 오랜 세월 다져저  암석층 단단히 이루어졌다지만 점성이 부족한 모래 알갱이다.


바위처럼 단단하긴 하나 원래 모래가 다져져 굳어진 하모리층이라 일 년 새에 형태가 좀 마모된 감이 없지 않아 든다.

사계 해안을 맨첨 보고 정신없이 사진에 담았던 그때만 해도 현재보다는 굴곡이나 마린 포트홀이 선명했던 거 같다.


아쉬운 점이라면, 화산재  속 모래 성분이 굳어진 지층이므로 부서지기 쉬워 언젠가는 진기한 형태를 잃어버릴 터이다.

벌써 작년 다르고 올해 다름을, 눈썰미만 있다면 능히 판별할 정도이니까.

그만큼 마모가 빠르게 진행돼 가고 있는 하모리층이다.

아들이 미국에 왔을 때 여행지로 추천한 곳은 요세미티보다 단연 옐로 스톤이었다.

상시 울끈불끈 예서제서 부글거리며 들끓는, 여느 화산대보다 큰 슈퍼 마그마를 품은 지역이 옐로 스톤이다.

따라서 언제 어마무시한 화산이 폭발할지 모르는, 얼마나 더 그 비경 볼 수 있을지 예측불허인 지역.

서울시 면적의 열다섯 배나 되는 넓이에 지구상 최대 규모의 마그마가 지하에 잠복한 지역이 거기다.

따라서 어느 한순간, 초대형 화산이 터져 마그마 솟구치면 세계에서 하나뿐인 신비로운 풍경과 지형은 깜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해서 경이로운 옐로 스톤이 아직 관광지로 건재할 때 가보길 권했던 것.



거의 같은 원리에 따라 기회 닿을 적마다 사계해안을 찾곤 다,


물론 하루아침에 사라지진 않겠지만.


독특한 암석해안이 볼거리인 사계해변인데 화산재에 섞인 모래가 켜켜이 쌓여   세월 다져지며 만들어진 광범위한 ‘하모리층이라 삭아내리는 속도가 빠르다.


하모리층을 과거 제주사람들은 누룩을 빚어놓은 듯한 색상과 모양새라서 누룩 빌레라고 불렀다고 한다.


주 해변마다 깔려있는 새카만 현무암과 딜리 실제 누룩처럼 둥글둥글한데다 색깔도 누르스럼하다


외계 풍경 같은 암반이 펼쳐져 있는 이 암석지대에는 달의 분화구처럼 보이는 이색 진 형태의 구멍이 수없이 나있다.


그동안 형성된 지 수천 년 지나며 파도와 바람에 깎인 하모리층은 독특할 정도로 기기묘묘하다.

하모리층 암석지대를 살펴보면 아주 특별한 형태의 구멍들이 다수 눈에 인다.

‘마린 포트홀’이라고 부르는 이 구멍들은 오랜 시간 풍파에 의한 침식작용에 의해 발생된 거라고 한다.

암석해안에서 주로 발달하는 포트홀(pothole)은 파도의 침식작용에 따라 깊고 옅게 패인 홈이다.

만조  바닷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져나갈 때 침식된 구멍 속으로 들어간 돌조각이 물살 따라 뱅뱅 돌면서 원운동을 한다.

이때 구멍의 크기나 깊이가 확장되며 형태는 점점 더 부드러운 원형이 된다.

바위 안 곳곳에 절구처럼 둥그렇게 파인 구멍의 원리를 쉽게 설명하자면 이러하다.


작은 홈 안에 들어가 있던 돌이 거친 물살 소용돌이칠 때 물살 따라 돌덩이가 마구 돌면서 바위를 마모시켜 둥근 홈을 파이게 한다.

암반 위에 나있는 이 같은 둥근 홈을 일러 '포트홀'이라고 한다는 건, 쇠소깍 상류 남내소에 포트홀이 흔해 그때 알게 되었다.

하모리층은 지반이 약해 보이나 디뎌 보면 견고한 바윗돌이지만 성분 자체가 모래라 부스러지기 쉽다.

매일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들고나며 간만조 때 바위는 파도에 깎이고 닳기도 하지만 물이 빠진 후 인적 번다해져 자꾸 밟히면?

모래암석은 갈수록 자연적인 마모에 더해 무수한 발길에 닳고 닳아 부스러지며  모래알 되어 흘러내릴 게다.

자연계의 생명체는 자생력에 더해 스스로 되일어나는 회복력과 복구력을 지녔지만 바위 같은 무생물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훼손되기 시작한 자연환경은 이렇듯 생태기능이 무력화돼 지구상에서 가뭇없이 흔적 사라지고 만다.

사계해안이 명소로 떠오르면서 관광객이 몰리는 핫한 지역이 된 데다 여긴 올레길 10코스가 지나는 길목이기도 하다.

따라서 잦은 발걸음 지나며 하모리층 마모를 가속화시키므로 조만간 일대 보호 조치가 이뤄져야 할 듯.

고고학적 가치가 크다는 '사람 발자국 화석지와 동물 발자국 화석지'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464호로 보호목책이 둘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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