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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l 06. 2024

비치코밍 후 선물처럼 돌고래 유영을 보다


https://brunch.co.kr/@muryanghwa/18   돌고래에게 자유를 許하라


여러 차례 돌고래가 지나는 걸 보았다는 올레길 도반이 스팟을 정확히 기억하더군요.


노을해안로 무릉리와 영락리 구간에서 누차 돌핀 재롱잔치를 구경했다니 우리도 과연?


돌고래 마중을 가는 오늘 왠지 느낌이 좋았어요.


우리의 랑데부가 이루어져 오늘은 꼭 만나볼 수 있을 거 같은 예감이 들더라고요.


두근두근, 아무튼 동계가 여간 아니었답니다.


실은 어제 오후에도 돌고래 만나보려고 살짜기 혼자 모슬포에 왔었거든요.


그러나 정보가 부정확해 헛걸음질 쳤지만 뭐 첫술에 배부르길 바라겠나요.


마침 오늘은 시청 서포터즈 팀들과 안덕 황우치해변에서 비치코밍 봉사활동을 한 날.


바다 쓰레기 청소 끝나고 혼자 살살 다시 찾아가 볼 심산이었으니 어제 헛수고도 과히 서운치 않았어요.


헌데 행사 후 모인 카페에서 돌고래가 화제에 오르자 예상치 않게 서포터즈 팀 중 다섯 명과 동행이 되어 노을해안로를 달리게 됐지요.


예정대로 오전 내내 해안가로 떠밀려온 표류물과 쓰레기 등을 깨끗하게 청소한 우리는 개운하면서도 상기된 기분이었거든요.


다들 보람된 일을 마무리한 뒤라 뿌듯한 마음에 들뜬 채여서인지 돌핀 보러 가자는 데 흔쾌히 동의하더군요.


그래서 행운이 따른 걸까요, 짜잔~돌핀 몇 마리가 힘차게 자맥질하는 걸 바로 앞바다에서 목격할 수 있었어요.


설레는 기대감 가득 안고 바다를 주시하던 우리 일행 중 누군가가 돌고래다! 순간 심쿵~


첫 번째 돌핀 사진을 찍은 시각은 정확히 오후 4시 02분이었어요.


와우, 진짜 돌고래였습니다.


신기방기, 운 좋게도 노을해안길을 달리자마자 단번에 심봤다!


육안으로도 선명히 보이는 돌핀 무리가 점프를 하면서 지나는 스팟은 일과 1리 마을 앞 해안로였지요.

그렇게 비치코밍 후 선물처럼 돌고래 유영을 실제로 보게 되었는데요.

수족관이 아닌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노을해안로 앞바다에서 덩치에 비해 귀여운 남방큰돌고래를 접했으니 고마워, 돌핀들아!!!

한참 전 캘리포니아 퍼시픽 해안에서 회색고래 무리를 만난 적이 있는데요.

그땐 제법 먼 거리에서 일렬로 떼 지어 지나가는 고래를 아스라이 보았을 따름이지요.

반면 오늘은 놀랍게도 아주 가까운 갯바위 근처에서 점프하며 숨바꼭질 일삼는 돌고래를 본 겁니다.

야야, 다칠라! 어련히 알아서 다닐까만은 들쑥날쑥 바위가 험한 지형이라 반가운 마음 한편으론 염려도 되더군요.

물론 창조주께서 생명체마다 공평하게 나름의 경이로운 감각을 주셨지만요.

돌고래는 고래치곤 작지만 몸길이가 2m 넘기에 그다지 작다고는 할 수 없으며 폐로 숨을 쉬고 새끼를 낳아 기르는 포유류이지요.

매끈한 피부를 가졌으며 영리하기로 소문난 데다 유달리 청각 예민해 음파 탐지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졌고요.

수백 마리씩 무리를 지어 사는 습성이 있다는데 오늘은 대여섯 마리만 근처를 왔다 갔다 하더군요.

우리가 만난 돌핀은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된 정식 이름이 남방큰돌고래랍니다.

제주 서남부에서는 수애기, 동북부 지역에서는 곰새기라 부르는 돌고래는 몸집이 작고 부리는 긴 편이라네요.

전에는 한림읍 일대에서 서식하던 돌고래인데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서자 수중소음을 피해 옮겨온 것으로 추정된다는데요.

대정 바다 인근에 즐비한 광어 양어장에서 버려지는 배출수에는 영양염류가 녹아있어 식물성플랑크톤 번식이 활발하다는군요.

자연스레 숭어 떼가 바글거리고 더러 양어장 광어도 튀어나오는데 돌핀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가 광어랍니다.

특히 암초도 많고 물살이 센 바다로 알려진 모슬포 바다는 돌고래들이 서식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합니다.


해서 물가 가까이 떼 지어 자맥질하며 놀아도 괜찮은 모양이지요.


한때는 수족관에서 쇼를 하며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던 돌고래.

연안에서 포획된 돌고래를 훈련시켜 돌고래쇼에 동원되기도 했으나 동물보호연대의 노력으로 몇 년 전 자연 방사시켰지요.

지금도 그때 그 제돌이가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니 수명이 긴 편인 돌고래라서 그럴 법도 합니다.


오늘 보람된 봉사활동을 즐거이 마무리 한 덕에 돌고래들과 만날 수 있었지 싶어요.


아마도 자기네 삶터인 비다를 깔끔하게 청소해줘서 고맙다면서요.


돌고래들 재롱이 눈에 삼삼해서 아무래도 자주 노을해안길을 찾게 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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