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다치고, 목요일에 정신없이 병원에 왔다 갔다 했다고 지치고, 금요일엔 괜히 더 서글퍼졌고, 주말은 주말이라고 놀았고, 이제 월요일을 맞이한다. 내일 눈 뜨면, 월요일은 일주일의 시작이기도 하니까, 5일의 기억이 꿈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6주를 생각하면 너무너무 막막하니까.
그래도 다짐해 본다. 내일부터는 장소 이동만 못 할 뿐이지, 내가 하려던 일들을 계속하겠다고. 자소서도 계속 쓰고, 하던 루틴들도 다 지킬 거라고. 지금 내가 겪는 이 일이 나한테 필요해서 겪는 거라고 믿고 더 이상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일상을 살아야겠다.
다치기 전 정착하려던 루틴이 내 백수생활의 마지막 루틴이 가장 건강한 루틴이자 추구하는 루틴이어서 더 아쉬움이 남는다. 아침에 일어나 수영, 러닝을 번갈아가면서 하고, 책 읽고, 쓰밤발오 발행하고, 스픽으로 영어공부, 듀오링고로 스페인어 공부, 점심 먹고 도서관 가서 자소서를 쓰다가, 저녁 먹고 집안일하고 나머지 할 일을 했던 그 일상. 적응하려던 찰나 이렇게 됐네.
다시 한번 한 치 앞도 못 보는 게 인생이라는 걸 깨닫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열심히 채워야지. 다짐의 일기를 또 여기에 적어본다. 내일은 부디 하루도 그냥 보냈다, 감정적이었다 하지 않고, 내가 가치를 어떻게 내놓을지 성찰한 것을 쓰길 바라며. 파이팅!
아, 대견한 건 책 30분 읽기, 스픽, 듀오링고, 쓰밤발오의 루틴은 매일 지켰다. 기특하다. 내일은 더 풍부하게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