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한 마리가 홀로 먹이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을 피해 가며 먹잇감을 찾는데 몰두하고 있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고개를 요리조리 돌려가며 뒤뚱뒤뚱 걷고 있는 작은 존재.
여느 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오늘따라 그 모습을 한참 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윤기 흐르는 깃털에는 오묘하게 보랏빛과 청록빛이 스며있어
햇빛을 받으면 알록달록 예쁜 무늬가 홀로그램처럼 반짝이곤 한다.
날렵한 체구로 돌아다니며 보도블록 사이를 쪼아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나는 새의 검은 발톱을 보았다.
붉은색의 가녀린 다리와 강렬하게 대비되는 까만 발톱.
아치형의 우아한 발톱은 새의 연약한 몸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뭇가지, 먹이 거머쥐었을...
흙을 긁기도 집을 짓기도 했을 발톱.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지키기 위해 날카롭게 새웠을 발톱이다.
어쩌면 저 발톱으로 어미를... 새끼를 묻어주었을지도 모른다.
새의 삶을 지탱해 주었을 검은 발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