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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와피아노 Aug 17. 2023

"나 에너자이저 같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요즘은 정말 눈 뜨면 벌써 밤이 되는 거 같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빨래를 후다닥 개면서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 

"나 에너자이저 같아~~."

자려고 누워 있는 남편 하는 말!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요즘 나의 루틴은 이사 갈 집 보러 다니고, 집에 와서 피아노 레슨하고, 매일 낭독 녹음 올리고, 성경 낭독 영상 만들기로 마무리. 그 사이사이 집안일과 삼시세끼 밥 차리기는 기본.


오늘도 오전에 집에 찾아온 손님 대접, 점심 약속, 집에 들어와서 피아노 레슨 보강하고, 남편 제자와의 저녁 약속, 집에 밤 9시 넘어 들어와서 빨래 정리 하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남편이 시각장애인이라 어쩔 수 없이 같이 동행해야 할 일이 많다. 할 일 다 제치고 같이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남편 지인 만나는 일이라 싫지는 않지만, 대화에 추임새 정도 넣는 정도가 나의 역할이다. 그렇다고 해야 할 일을 이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밥 먹고, 차 마시는 게 나에게는 노동 같다ㅠㅠ


남편 명퇴 발표 나고, 이번 달에 마지막 월급이 들어오고, 이제 딱 2주일이면 교사 타이틀이 없어진다. 눈도 안 보이는데 명퇴하고 나니 막막한 생각이 들어서인지 지난주까지 한 2주 동안을 앓아누웠다. 남편이 누워 있다고 같이 앓을 수 없는 노릇이라 나는 그 사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남편에게는 다행히 병을 고치는 능력이 있다. 안마와 침으로. 가혹하지만 하나님이 눈과 바꾼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서 나는 선물이라 생각한다.  그 선물을 잘 포장해서 다시 사람들에게 또 다른 선물로 돌려주려는 게 우리의 계획이다. 우리 나름의 힐링 센터라 할까?  치료실과 살림집이 같이 있는 건물을 찾기 위해 아침에 나가면 2, 3시 땡볕에도 더운 줄 모르고 신나게 돌아다녔다. 왜냐하면 우리의 시작 지점이기에, 우리의 첫 단추를 꿸 수 있는 장소라는 희망찬 일이기 때문에.


그래서 밤 중에 부동산 카페에 올라온 집을 보고,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그다음 날 아침에 부동산과 약속을 한다. 집 내부를 볼 수 있다 연락이 오면 그때부터 출동이다. 나간 김에 다른 곳도 약속하고, 집을 보고... 그렇게 한 3주 정도를 열나게 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젠 부동산도 연락이 뜸해졌다. 일터와 살림집이 붙어 있는 집을 찾는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 방향, 낡은 정도, 위치, 가장 중요한 금액 등등 고려할 것들이 많다 보니 부동산들이 다 나가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마음에 드는 것이 몇 개 있는데, 오늘 생각지 않은 제안이 하나 들어왔다. 마음에만 품고 있던 일이었는데 하나님은 역시나 내 마음과 생각을 감찰하시는 분이라는 걸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이것은 어찌 될지 나도 모르는 일이라 일단 여기까지!


어쨌든 다채로운 매일매일의 나의 일정을 지치지 않고 모두 소화해내고 있는 나의 체력에 감사하다. 건강 주신 하나님께도 감사감사! 오늘은 글을 쓰고 싶어 이렇게라도 남겨 본다. 아~ 바쁘다, 바빠~ 이제 성경 녹음에 화면 입히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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