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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 Nov 15. 2024

일단, 스타벅스에서 만나!

오늘도 우리 커피 한잔해



가을날이 요란하고 요상스러운 매일매일이야!

갑자기 바람이 돌풍 같다가 따뜻한 햇살이 쫙쫙 내려 째기도 하고, 싸늘한 공기에 내복을 자꾸 집어 들게 하는 뼛속까지 시린 추위가 느껴지다가 반팔을 집어 드는 포근함까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의 연속이네. 덕분에 몸도 마음도 컨디션이 곧잘 엉망이 되기도 해. 옷의 코디까지 뒤죽박죽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시간들인 것 같아. 그래도 너를 만나는 날은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더워도 신이 나고 즐거워. 특별한 일 없이 만나도 우리는 커피 한잔을 두고 이야기만 하면 뭐가 그리 즐거운지 여고생 때처럼 깔깔대는 시간이 많아졌어. 우리가 서로를 알아보던 날도 시작은 스타벅스에서의 따뜻한 커피 한 잔이었던 것 기억나지?



몽롱한 기분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저 단순히 같이 브런치 글을 쓰는 작가님들과 만남의 장소였던 스타벅스가 이제는 너와 즐거운 수다를 마음껏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네. 혼자 방황하며 가방에서 주섬주섬 해야 할 일을 꺼내던 시간들을 지나 너와 맛있는 수다로 채워지는 시간들이 매번 힐링 타임이 되어주는 요즘이야. 내가 가득 짊어진 무거운 걱정들이 너와 만나면 눈 녹듯이 사라지고 즐거움만 남아있더라. 처음 네가 친구라는 걸 알았을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를 너에 대한 단상은 단발머리에 교복 입은 네가 한없이 밝게 웃어주는 모습이었어. 지금 내 앞에 있는 너는 머리는 길어졌고 엄마가 되었지만 지금도 그때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신기했어. 넌 어쩜 그렇게 한결같이 밝고 따뜻하고 즐거운 모습인지. 덕분에 같이 있는 나도 언제나 즐겁고 기분이 업 되는 걸 넌 알고 있니?





커피를 너무 좋아하는 나는 혼자만의 힐링 장소가 필요할 때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스타벅스로 가곤 했어. 아이들이 많이 어릴 때 잠시라도 틈이 나면 스타벅스로 냉큼 달려가서 파트너가 내려주는 따뜻한 커피 한잔을 받아 들고 앉아 있노라면 집에서는 찾을 수 없는 찰나의 행복을 느낄 수 있더라고. 너와의 만남 중에 너도 스타벅스를 즐겨 찾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 정말 우연을 가장한 인연인 건지 대화를 더해갈 때마다 우리의 공통점이 너무 많아 신기했단다. 우리의 MBTI까지 일치하는 건 더 신기해. 어쩜 이렇게도 오랜 시간 떨어져 있고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건지. 뒤늦게 다시 만나고 보니 우리에게 공통점이 이렇게나 많은 건지 놀라울 따름이야. 초반에 어색했던 우리의 버스 안 대화 기억나니? 서로를 알아보고 며칠 뒤 다시 만날 때 다른 작가님들과 만났다 헤어지며 같은 버스에 올랐잖아. 어색하면서도 반가운 공기가 흐르던 그때가 갑자기 떠올랐어. 어색 어색 부끄부끄한 두 친구의 모습이.




너와 내가 만나기 좋은 곳은 강남역 그리고 잠실역이지! 광역버스가 가장 많이 다니고 자주 다니는 장소가 강남역이라 나는 혼자서도 종종 다녀가곤 했었지. 혼자 버스를 타고 졸면서 도착한 강남역까지 오는 이유는 바로! 강남 교보문고에 가기 위해서였어. 지금은 없어졌지만 yes24 중고서점, 알라딘 중고서점, 영풍문고와 교보문고까지 강남역에 다 있어서 혼자서도 왔지만 아이들 방학이면 같이 와서 종일 서점투어를 하느라 분주했었지. 강남역에 자주 나온다는 내 이야기에 “강남 올 때면 연락해! 만나자!”라는 너의 반응에 난 가슴이 콩닥콩닥 하더라고. 더 이상 혼자 강남역을 헤매다 돌아가지 않고 친구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으니까. 잠실역은 돌아가는 버스가 강남만큼 자주 오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가 다시! 만난 스타벅스가 있는 곳이니 이제 추억의 장소가 될 것 같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공통된 취미가 있어서인지 우린 같이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구경하는 것뿐인데 왜 이리 시간은 빨리 흐르고 잦은 만남도 그저 즐거운지 모르겠네. 처음 알게 된 놀라움과 반가움을 뒤로하고 조금은 어색했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자연스럽고 편하게 자주 만날 수 있어서 좋고 글로 말로 서로의 마음을 자주 나눌 수 있어 즐겁고 신이 나. 우리가 만나는 지점에 항상 자리한 스타벅스 덕에 자연스럽게 우리는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것 같아. 지난번에는 뜨거운 음료를 먹었지만 오늘은 더워서 시원한 음료를 먹기도 하고 작은 디저트를 함께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얼마나 아쉬운 지 몰라.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의 삶에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우리는 지금도 참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아. 치열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좋아하고 언제든 할 수 있는 책 읽기, 글쓰기 등을 통해 짧게 주어지는 하루의 자유조차 허투루 보내지 않고 있잖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족들을 챙기면서도 틈틈이 우리의 일들을 해나가는 것만으로 충분히 잘하고 있고 멋진 삶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 앞으로도 우리의 앞날을 끝맺음을 준비하는 시간들이 아닌 이제 시작을 위한 힘찬 도약을 하는 우리의 모든 노력을 서로 응원하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어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럼 또 스타벅스에서 만나!




p.s. 이번 프리퀀시는 다 모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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