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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秋夕)

by Lou


우리나라 대표 명절 중 하나인 추석입니다. 이번 추석은 세찬 비바람에 밝은 보름달을 볼 수 없어 아쉬워요. 이제까지의 추석과는 다르게 연휴도 너무 길어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게 지나가네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부모님께 어린 손주들을 보여드리고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기도 하고, 근교로 나가 즐거운 나들이도 하곤 했어요. 어느덧 아이들이 많이 자랐고, 부모님도 돌아가시거나 기력이 쇠하시니 예전처럼은 힘들어졌네요. 그저 함께 만나 밥 한 끼를 먹고 나면 뿔뿔이 흩어져 자기의 자리로 돌아가면 명절이 끝나요.


멀지 않은 곳에 양가 어른들이 사시는 저희 집은 주말 틈틈이 찾아뵙는 분위기에 제사가 없다 보니 추석이 특별한 날은 아니에요. 하지만 부모님들에게는 여전히 특별한 날이기에 자식과 손주들 먹일 음식들을 종류별로 많이 만드시네요. 아프신 몸이 더 힘들어지실까 걱정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는 사랑에 뭉클해지곤 합니다.


이제는 세상이 많이 바뀌어 여행도 많이 가고 음식도 사서 먹는다지만 엄마의 손맛은 또 다른 의미가 있고, 사 먹는 맛과는 전혀 다른 맛인 것 같아요. 가족이 모여 원치 않는 오지랖으로 질문과 조언을 하지 않아 더 편안하고 즐거운 명절이 되는 거라 생각이 들었어요.


지나간 연휴보다 남은 기간이 더 긴 만큼 가족들과도 시간을 보내고 혼자만의 시간도 가져보며 의미 있는 시간도 만들면서 조금 더 편안하고 즐겁게 마무리되는 휴일이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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