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저온의 고백

by Lou

입동이 소리 없이 지나가고 겨울이 자꾸 가을을 밀어내며 자리를 잡아가는 요즘입니다. 겨울이 바짝 코앞까지 들어온 것 같다가도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방황하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열심히 걷다 보면 가을인 듯 하지만 어느새 해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면 겨울로 변해버려 차갑게 식어버린 손을 맞잡게 됩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이나 뜨거운 열정이 솟아나는 여름과 달리 슬픔을 추억하는 가을과 모든 것이 잊히는 듯한 겨울의 느낌은 저에게만 오는 걸까요?


겨울의 문턱에서 차가워진 고백을 작게나마 뱉어보는 하루였습니다. 자꾸 추워지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냉기만 남은 손바닥 위 열기를 머금어 뜨거워진 입김 호호 불어 날리고 이리저리 굴려 데우면 어느새 몸속에 퍼지던 온기 소리 없이 사라진다 굳어가던 마음은 한기를 벗어던질 이유가 남았는데 조금도 알아채지 못하기에 두 걸음도 채 남지 않았다고 녹여줄 두 손을 내밀었다 늘어지던 기다림 위로 식어가는 그리움 얹어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림자 울다 지쳐 망설이.png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