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주말 아침이면, 조금 일찍 일어나 한강변 산책을 하거나,
집 근처 산에 다녀오는 것으로 시작해왔다.
팬데믹 이전까지는 그랬다.
팬데믹과 산책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했으나,
산책길에 개나리와 벚꽃, 철쭉, 진달래 등 예쁜 꽃들로 인해
봄나들이 인파가 북적거리는 것을 우려해 진입을 통제했었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어제가 입동이었다.
떠나가는 가을이 아쉬워,
일요일 아침 일찍 한강변이라도 다녀올까 했는데 바람이 너무 차가웠다.
그래서, 아내와 아이와 같이 오후에 산책을 나섰다.
따뜻한 햇살에 알록달록한 단풍까지 눈을 뗄 수가 없이 아름다웠다.
삼삼오오 산책 나온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두고 걷고 있었다.
덕분에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도 다른 사람들이 배경에 없다.
펜데믹으로 집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었지만,
멀리 나서지 않아도 가을을 만날 수 있으니, 이것으로도 족하다.
황금들녘의 가을 들판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길가의 흔들리는 코스모스는 내 마음을 설레게 하고,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은 예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