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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쌍 Dec 31. 2020

 봄 작물 심기

봄 텃밭의 주인공은 잎채소

  에 뭘 심어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었다. 집 베란다 화분에 토마토를 키워 본 것, 대파 뿌리 잘라서 꽂아 심어 먹어본 것이 다였다. 경험은 전혀 없는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농부였다. 그래도  집처럼 맘대로 쓸 수 있는 장소가 생긴다는 것이 신기했다.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았을 때, 그곳은 름 펫말이 있어야만 찾을 수 있는 돌만 뒹굴고 있는 흙밭이었다. 

   옆 밭은 일주일 만에 모종 심기를 끝냈다. 적상추와 청상추 모종을 80개 가까이 빽빽하게 심어놨다.  우리 가족은 뭔가 뒤쳐진 듯 조바심이 들려고 했다.

  4월 중순 아직은 땅 위로 차가운 바람이 여전했다. 우리는 씨감자를 장 먼저 다. 그리고 나중에 심을 모종 자리를 만들었다.  특히 작물들이 잘 자라려면 모종 사이 간격을 잘 잡아 줘야 한다. 뿌리가 내리면 곧 부푼 풍선처럼 커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추는 모종 간격  최소 30센티를 잡아야 하는데 고수들은 50센티정도 까지 넓게 간격을 잡는다고 했다. 고추가 나무처럼 커진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니 고수처럼   크게 키우지 못해서 아쉬웠다.   밭에 고추는 20센티도 안 되는 간격에 30개 넘게 심었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한여름과 장마까지 버티려면 모종 간의 간격이 정말 중요했다.  


   우리 밭은 소박하게 고추 모종 4개를 30센티 간격으로 심었다. 고추는 그 덕인 듯 기대 이상으로 잘 커주었다.

  요즘처럼 거리두기가 중요한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을까? 바이러스가 아니어도, 간관계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아이들도 엄마가 붙어있는 것보다는, 엄마 느끼는 적당한 거리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래서  나와 아이들은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잘자라렴' 주문을 걸며 물주는 아이



봄에 심은 작물 


1. :2알 4 등분해서 8개를 심었다.  난 자리를 중심으로 자르면 된다.

 

2. 입 채소 모종: 오크 잎, 적상추, 치커리, 비트, 적치커리

 (농장에서 모종과 액 비료를 제공해주는데, 액 비료는 며칠 늦게 가서 인지 남아 있지 않았다. 다행히도 액 비료 없이도 밭의 작물은 잘도 자랐다. 밭마다 딸기 모종이 있는데 우리 것은 남아 있지 않았다. 역시 부지런한 분들이 챙길 건 챙기는 모양이다.)


3. 고추 모종:  추위가 완전히 사라지는 5월  초에 심었고, 가을배추가 한참 자라는 동안에도 수확을 했다.


4. 호랑이콩 씨앗 파종: 장마 직전까지 꼬투리가 계속 달렸다.


5. 들깻잎 모종: 모종 4개를 심었고, 고추와 거의 비슷하게 텃밭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가을 씨앗을 여물 때까지 잘 자랐다.


  그리고 옥수수를 심고 싶었다. 하지만 농장 규정상 옥수수와 호박은 심지 못하게 되어있었다. 옥수수는  해를 가려서 다른 밭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호박, 오이는 덩굴이 어마어마해져서 지지대를 세워도 옆 밭을 귀찮게 한다. 그래도 꿋꿋하게(ㅜㅜ) 심 밭들이 있어서 작은 소동은 계속되었다.


모종 심고 일주일 후

  물을 줄 때마다 웅덩이가 생기고 물 호수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도 웅덩이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은 진흙놀이에 빠져서 좋아했다.

  모종들 언자라서 뜯어먹을 수 있을지 궁금했지만, 착한 텃밭은 5월 중순이 되자 싱그러운 먹거리로 돌아왔다. 일주일에 2번 밭에 가서 물을 주고, 한아름 쌈채소를 수확했다. 남들 다 주는 액 비료도 안 줬는데, 갈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첫 수확한 잎채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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