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다가 처음 보는 야생화를 발견할 때가 있다. 식물도감을 펼쳐 낯선 야생화 이름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 내가 아는 꽃이 된다. 그리고 내 꽃 사진 수집함에 추가된다.
이상하게도 꽃 이름을 알게 되면, 처음 호기심은 사라지고 더 관찰하려 하지 않는다. 야생화의 이름을 기억했다고, 마치 내가 그 야생화를 다 알고 있다는 듯 취급했다.
꽃 이름을 안다고 해서 그 꽃을 다 아는 것도 아니다. 이름을 알고 개화시기나 꽃잎의 특성을 알게 되었지만, 그뿐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모르는 야생화가 많고, 새로운 걸 하나씩 발견한다는 기쁨은 크다. 무지하게 알아보지 못하고 이제야 예쁜 꽃송이를 알아보게 되니 감격스럽기만 하다.
중랑천에 핀 패랭이꽃은 한번도 똑같지 않았다. 꽃잎이 만든 색깔은 너무 많아서 사진함을 열어보면 모두가 다른 꽃처럼 보일 정도이다. 다 다른 모습이라도 그 야생화가 패랭이꽃이라는 것은 난 알고 있다.
중랑천의 야생화(패랭이꽃) @songyiflower 인스타그램
사람을 대할 때도 다르지 않다. 꽃 대신 사람을 넣으면된다. 그리고 꽃에게 하는 실수를 사람에게도 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름과 일대기를 조금 안다고그 사람을 모두아는 것처럼 치부해버리기 일쑤였다.
나는 꽃을 알고 싶고, 이름을 기억하려고 한다. 그런데 꽃에 대해선, 여전히 식물도감을 의지하고 있다. 꽃 친구도 사람 친구도 그 존재를 알아간다는 일은 훨씬 더 마음을 다해야 한다. 더군다나 새로 사귄 사람 친구가 궁금해도 도감을(^^) 펼칠 수 없으니 말이다. 사람도 관심을 갖고 계속 알아간다면, 아름다운 패랭이꽃처럼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